포드-SK온 합작, 미국 전기차 배터리 중심지로...노동 조건과 노조 논란도

블루오벌SK는 2025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다. 두 회사가 58억 달러(약 7조 9000억 원)를 들여 짓는 이 공장은 완공 뒤 5천 명을 뽑아 미국에서 가장 큰 전기차 배터리 생산지 가운데 하나가 된다.
◇ 7조 9000억 원 투자, 5천 명 일자리...켄터키 경제 개발의 중심
블루오벌SK 배터리 공장은 1500에이커(약 607만 제곱미터) 땅에 400만 평방피트(약 37만 제곱미터) 크기의 두 공장('켄터키 1'과 '켄터키 2')이 들어선다. 켄터키주 정부는 블루오벌SK가 2026년까지 2500명, 2030년까지 5000 명을 뽑으면 2억 5000만 달러(약 3400억 원)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에너지부도 지난해 12월, 공장 건설 자금으로 96억 3천만 달러(약 13조 2700억 원)를 빌려주기로 했다.
마이클 아담스 블루오벌SK 대표는 "2025년 하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지금은 장비 점검과 시험 생산, 품질 기준을 맞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 공장('켄터키 2')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다소 느려져 생산 일정이 일부 늦어졌다.
◇ 노동 조건 논란과 노조 결성 움직임
블루오벌SK는 올해 안에 700명 넘게 뽑아 7주 동안 신입사원 교육을 하고, 모든 작업은 안전 담당자가 점검한다. 생산직 시급은 23.5~27달러, 야간 정비 기술자는 27~38달러로 정했다. 켄터키주와 지역 대학은 1000만 달러(약 130억 원)를 들여 5000 명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시설도 마련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노동 조건과 안전 문제, 노조 결성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한 직원은 "전해질에 노출되는 등 안전 문제가 반복된다"고 말했고, 또 다른 직원은 "곰팡이 냄새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간 동료도 있다"고 밝혔다. 켄터키주는 지금까지 12건의 안전 조사에 들어갔고, 종합 건설업체인 바튼 말로우는 6700달러(약 920만 원) 벌금 처분을 받았다. 블루오벌SK는 "산업안전보건청에 23건의 신고가 있었지만, 위반 사례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노조 결성 움직임도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일부 직원이 전미자동차노조(UAW) 가입 운동을 시작했고, 올해 1월에는 노조 결성 투표를 위한 공식 신청이 있었다. 회사 쪽은 "아직 전체 인력이 다 뽑히지 않은 만큼 노조 결성은 이르다"는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노동 조건 개선과 안전 확보를 위해 노조가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블루오벌SK 배터리 공장이 완공되면 해마다 8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 넘는 부가가치를 만들고, 1억 5800만 달러(약 2100억 원) 넘는 세금이 걷힐 것으로 분석됐다. 이 지역 인구도 2026년까지 2만 2000 명 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중심이 되면서, 지역 일자리와 산업 구조 변화뿐 아니라 노동 조건과 노조 같은 사회 문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클 아담스 대표는 "기름차에서 전기차로 바뀌는 흐름에서 배터리가 가장 중요한 몫을 할 것"이라며 "생산을 통해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