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로 변화된 국방정책...상업적 이익과 안보 결합
베트남·인도 등 거래 기반 군사협력 확대...전통적 동맹관계 재편
베트남·인도 등 거래 기반 군사협력 확대...전통적 동맹관계 재편

국제전략자문회사 리지포인트글로벌 창립자인 브라이언 P. 클라인 전 미국 외교관은 5일 기고문을 통해 "5개월 전만 해도 동맹과 대전략이 국방 논의를 지배했지만, 이제는 모순되고 정렬되지 않는 미국 정책으로 대체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개발 중인 2025년 미국 국방전략은 '미국 우선주의와 힘을 통한 평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엘브리지 콜비를 국방부 정책차관으로 임명한 것은 노련한 국방 매파의 영향력 확대를 의미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성 없는 정책 행보는 장기 전략 수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러시아, 다시 우크라이나로 입장을 바꿨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면서도 하마스 지원국인 카타르로부터 호화 전용기를 받아들였다. 또한, 캐나다 침공을 언급하며 유럽 파트너십 종료를 위협하기도 했다.
클라인은 "미국이 현재 지지하는 것이 주로 자기 자신일 때 미국과 협력하기 위한 장기 전략을 개발하는 것은 일반적인 국방정책 결정 논리를 무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와 달리 현재는 '미국 우선주의'가 명확한 우선순위가 됐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수사를 넘어 대부분의 상품이 미국에서 만들어졌을 때 삶이 더 나아졌다고 확신하는 행정부의 특징이다. 비록 그 과정에서 세계 무역을 파괴하는 관세를 의미할지라도 말이다.
미국의 외국 방위 참여는 이제 세 가지 목표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 일자리 증가 △미국 상품의 시장 확대 △기존 방위 협정의 조건 개선이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최근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에서 다른 국가들이 자국 방위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에 아시아 국가들은 보안 우려와 상업적 이익을 결합하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핵심 광물 자원 공유를 기반으로 한 상업 거래로 군사 지원을 협상했다. 베트남은 트럼프와 연계된 15억 달러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해 관세 인하를 주장하며 백악관의 지역 관여 이유를 제공했다.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공세적 영유권 주장과의 충돌 가능성이 이제 트럼프 가족에게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도 역시 미국산 방위 기술을 더 많이 구매하고 국내 국방 예산을 늘리는 '종량제 안보 모델'로 백악관의 관심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클라인은 "이는 지역 및 글로벌 기구 지원이라는 광범위한 목표와 모순될 수 있지만, 현재 다른 주요 강대국이 운영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도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통해 매우 거래적인 외교 정책을 추구해 왔다는 것이다.
미국의 새로운 국방 전략이 구체화됨에 따라 ‘대가성(quid-pro-quo) 제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 및 개인적 이익과 국익의 결합이 명목상으로만 미국 정책이 아닌 실질적 정책이 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