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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A, VR·햅틱 피드백 장갑으로 '손 안 대고 신체를 검사'하는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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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A, VR·햅틱 피드백 장갑으로 '손 안 대고 신체를 검사'하는 기술 개발

2025년부터 실험 추진...손을 대지 않고도 안전 검색, 민감 부위는 시야 차단
TSA는 가상 현실에서 몸을 '느끼는'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미국 국토안보부이미지 확대보기
TSA는 가상 현실에서 몸을 '느끼는'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미국 국토안보부
미국 공항에서 승객이 보안검색을 받을 때 보안요원이 손을 대지 않아도 되는 신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TSA)와 국토안보부(DHS)는 가상현실(VR) 고글과 햅틱 피드백 장갑을 이용해 실제로 신체를 만지지 않고도 승객의 몸 윤곽을 '느낄' 수 있는 비접촉 신체검사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지난 7(현지시각)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 US 등 외신이 전했다.

햅틱 피드백 장갑은 센서가 감지한 신체 윤곽 정보를 손에 진동이나 압력으로 전달해, 실제로 손을 대지 않아도 승객의 몸을 만지는 듯한 촉감을 느끼게 해주는 장치다. 이 기술은 가상현실(VR)에서 물체를 만지는 느낌을 주는 원리와 같다.

TSADHS는 얼굴 인식 등 비접촉 방식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를 이미 도입한 바 있다. 이번 신기술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안요원이 VR 고글과 햅틱 피드백 장갑을 착용하고 승객 몸에 손을 대지 않아도 신체 안에 숨겨진 위험물이나 금지품을 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시스템은 '비접촉 신체 평가를 위한 웨어러블 센서(WSCPA)'라는 이름으로 개발되고 있다.

◇ 손 안 대고 신체 윤곽을 느끼는 원리
이 시스템은 밀리미터파, 라이다(LiDAR), 후방 산란 X선 등 여러 가지 비접촉 센서를 활용해 승객의 신체 윤곽과 형태를 실시간으로 스캔한다. 보안요원은 손에 착용한 햅틱 피드백 장갑을 통해 실제로 손을 대지 않아도 승객의 몸 윤곽을 '느끼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센서가 감지한 데이터는 알고리즘을 거쳐 3차원 윤곽 지도로 바뀌고, 이 정보가 장갑의 햅틱 피드백을 통해 보안요원 손에 전달된다.

특히 벨트 버클이나 사적 신체 영역 등 민감 부위에 대해서는 시야를 차단해 승객의 프라이버시를 더욱 보호한다. DHS가 공개한 특허 문서에 따르면, 고글을 착용한 보안요원만이 제한된 신체 부위 이미지를 볼 수 있고, 민감한 부위는 전체 신체 이미지 대신 일부만 표시된다.

DHS는 이 기술이 기존 신체수색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기던 불편함과 심리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시민자유연합(ACLU) 자료에 따르면, 수백 명의 승객이 TSA 신체수색 과정에서 굴욕감이나 트라우마를 경험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나 감각이 예민한 승객에게 이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 업계 반응

이 신기술은 공항 보안검색뿐 아니라 의료 진료, 구조 현장 등 여러 분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DHS"비접촉 신체 평가 시스템으로 보안요원이 위험한 물건을 다룰 때 생길 수 있는 피해를 막고, 시각 장애인 등에게 신체적 인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개념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고, 대규모 현장 실험과 실제 적용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위험물을 감지하고, 잘못된 검출이나 놓치는 오류를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반응이 많다. , 보안요원이 실제로 손을 대지 않아도 3D 신체 이미지를 생성하고 이를 '느끼는' 과정에서 새로운 프라이버시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404미디어 등 외신은 "보안요원이 실제로 손을 대지 않아도 승객의 몸을 '가상으로 느끼는' 과정 자체가 일부 승객에게는 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3D 신체 데이터를 어떻게 보관하고 활용할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 미래 전망

TSADHS2022년부터 이 기술의 특허 출원과 개발을 진행해 왔다. 최근 공개된 특허 문서와 DHS 정보 시트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승객과의 신체 접촉을 줄이거나 없애 승객 경험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민감 부위에 대한 시야 차단 등 프라이버시 보호 장치가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술이 실제로 현장에 적용된다면, 공항 보안검색 방식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기술의 완성도와 현장 적용성, 프라이버시 보호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이번 혁신은 단순히 보안검색의 편의성 향상을 넘어, 승객의 심리적 안정과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사회적 가치까지 아우르는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관련 기술은 앞으로 의료, 구조, 법 집행 등 여러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DHS"이 기술은 공항뿐 아니라 육상 국경, 주요 시설 경비, 구조 현장 등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