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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란 IRINN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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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란 IRINN 방송

이란 지도자 하메네이 위중설 "뉴욕증시 비트코인 국제유가 충격"
이란의 하메네이.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이란의 하메네이. 사진=로이터
이란이 원유 수송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코사리 이란 의회 안보위원회 소속 의원은 이란 국영 IRINN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충돌한 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고위 공직자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언급하면서 뉴욕증시에 비상이 걸렸다. 뉴욕증시뿐 아니라 달러환율, 국제유가와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 가상 암호화폐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가 불안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원유의 약 70%가 이곳을 통과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란이 끝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공격으로 코너에 몰린 이란의 하메이니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란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뉴욕증시, 국제유가, 금값, 달러환율 등이 요동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연이은 공습으로 양측의 에너지 인프라가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16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군사 충돌을 이어가는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 모두 상대의 공습으로 에너지 인프라에 피해를 입었다. 로이터 통신은 텔아비브 증권거래소에 제출된 감독기관 보고서를 인용, 이스라엘 물류·공업 중심지 하이파 정유공장의 송유관과 송전선이 전날 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손상됐다. 이스라엘 석유화학회사 바잔도 피폭 사실을 확인했다.

이란,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사이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의 주요 원유 수송로이자 전략적 요충지다. 전체 폭은 55㎞이지만 거대한 유조선이 다닐 수 있게 수심이 깊은 곳은 10㎞ 이내로 모두 이란 영역이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과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모두 한때 13%가량 폭등했다.

이란이 안전을 이유로 검문 단속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물류를 지연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란은 평화와 안전에 문제가 없는 한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무해 통항권’ 조약에 가입돼 있으나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기만 해도 물동량을 지연시킬 수 있다. 과거에도 이란은 해양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선박을 억류했던 적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이다. 북쪽으로는 이란에, 남쪽으로는 아랍에미리트에 둘러싸인 오만의 월경지다. 수심 75~100m, 가장 좁은 곳의 폭은 21해리(약 39㎞)다. 이란 본토 근방의 케슘섬과 호르무즈섬을 비롯해 여러 섬이 해협에 있다. 이 근처에 호르무즈 왕국이 있었고,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주요 운송로다. 세계 석유의 약 20%(해상을 통해 거래되는 석유의 약 3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국제 무역에서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중요한 반출로이며, 매일 1700만 배럴의 석유를 유조선으로 수송한다. 일본에 오는 유조선 전체의 80%, 연간 3400척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선박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폭 3㎞ 너비의 항해 입출용 레인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1980년 발발한 이란-이라크 전쟁 때도 유조선을 공격한 바 있고, 1988년에도 이곳에 이란이 설치한 기뢰에 부딪혀 미 해군 초계함이 파손되어 보복 공격을 가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 수출의 요충지이기 때문에 중동의 정치 불안 등을 이유로 종종 해협이 봉쇄되곤 한다. 이것이 세계 원유 공급에 큰 영향을 미쳐 국제유가도 영향을 받아왔다. 따라서 UAE는 안정적인 원유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육상 송유관 건설을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진행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