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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아르헨티나 ‘전기톱 정책’ 예로 들며 트럼프 우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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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아르헨티나 ‘전기톱 정책’ 예로 들며 트럼프 우회 비판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2024년 9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개장 벨을 울린 후 포즈를 취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2024년 9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개장 벨을 울린 후 포즈를 취했다. 사진=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다시 비판하고 나섰다.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 페르필 등이 8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머스크는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재정 긴축 정책 성공을 예로 들며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예산조정법안(OBBBA)'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간판 법안으로 유명한 OBBBA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7년 시행돼 올해 말 종료되는 주요 감세안을 연장하고 부채한도를 5조 달러까지 늘리는 조항이 포함된 예산법안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 매체 라나시온은 “머스크가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긴축 정책에 대한 자신의 이념적 유대감을 이용해 SNS X사용자가 올린 게시물을 지난 7일 리트윗하며 트럼프 OBBBA 예산법안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매체가 언급한 원문은 밀레이가 공공지출을 30%나 줄이고 단 한 달 만에 흑자를 달성했으며, 이런 상황에서 밀레이의 인기는 떨어지지 않고 높아졌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재정규율이 일반 시민에게 인기가 없다고 말해서는 안 되며, 워싱턴을 장악한 힘 있는 특수 이익 세력에게 인기가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시물에는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트레이드 마크인 전기톱을 휘두르는 사진이 실리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 불리는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후 급격한 재정 긴축 정책의 일환으로 18개의 중앙부처를 8개로 축소했으며, 공무원 4만여명을 해고하면서 재정지출을 약 30% 삭감했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현재 내수 소비 급감, 투자 및 외환보유고 부족, 외채 증가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세계은행(WB) 및 국제통화기금(IMF)은 아르헨티나 경제성장률이 올해 5%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밀레이 정권의 경제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머스크와 밀레이는 매우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머스크는 밀레이가 대선 후보였을 때부터 이른바 ‘전기톱 재정 긴축 공약’에 관심을 가졌으며, 밀레이 대통령의 취임 후 유대감을 쌓아오기도 했다.

특히 머스크는 지난 2월 20일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개최된 보수단체 행사에서 만나기도 했으며, 밀레이 대통령은 2023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자신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선거 운동의 상징으로 알려진 전기톱을 머스크에게 선물했다.

머스크는 밀레이의 전기톱 정책에 감화된 듯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으로 임명된 뒤 정부 지출 삭감을 주도해 왔다.

한편,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NBC 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이 추진하는 감세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에게 머스크가 민주당 후보를 재정적으로 지원할 경우 매우 심각한 결과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머스크가 (민주당 후보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면) 그 때는 매우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경하게 말하며 머스크와의 관계에 대해 “사실상 끝났으며, 연방 정부와의 계약을 취소할 권한은 나에게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