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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부재 시 글로벌 기후협상 주도 가능"…COP29 주최국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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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부재 시 글로벌 기후협상 주도 가능"…COP29 주최국 평가

아제르바이잔 수석 협상가 "중국이 개발도상국 대표 역할 기대"
트럼프 파리 협정 재탈퇴로 기후협상 전환점…이행이 추진력 관건
아제르바이잔의 COP29 수석 협상가인 얄친 라피예프(Yalchin Rafiyev)는 중국이 기후 회담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협상을 도출하는 데 도움을 주기를 희망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아제르바이잔의 COP29 수석 협상가인 얄친 라피예프(Yalchin Rafiyev)는 중국이 기후 회담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협상을 도출하는 데 도움을 주기를 희망한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기후변화 협상에서 후퇴함에 따라 중국이 세계 기후협상을 주도할 수 있다고 최근 COP29 회담을 주최한 아제르바이잔의 수석 협상가가 평가했다고 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아제르바이잔 외무부 차관이자 COP29 수석 협상가인 얄친 라피예프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이 미래 기후 회담에서 "남반구와 개발도상국의 대표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피예프는 지난해 바쿠에서 열린 COP29에서 중국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하며, 각국이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가난한 나라에 필요한 자금을 선진국이 얼마나 제공할지에 대해 수 시간 협상할 때 중국이 핵심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양측은 부유한 국가들이 개발도상국에게 매년 3000억 달러의 기후 기금을 제공하고, 2035년까지 모든 공공·민간 재원에서 연간 1조3000억 달러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라피예프는 "중국은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다른 많은 개발도상국들을 동원했다"며 "대통령실과 중국이 매우 건설적인 협력을 해왔고, 중국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중국이 세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평가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기후 회담에서 철수한 상황에서 글로벌 기후 협상이 전환점에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기후변화 회의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파리 협정에서 재탈퇴했다. 트럼프는 첫 번째 임기에서도 같은 조치를 했으나 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번복한 바 있다.

미국은 또한 가난한 나라들이 기후변화 관련 재앙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유엔 기후 피해 기금 이사회도 탈퇴했다.

관측통들은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전 세계적 추진력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한다. 주요 석유·가스 기업들은 야심 찬 재생에너지 개발 목표에서 한 발 물러나 화석연료에 다시 집중하고 있으며, 글로벌 은행들은 유엔이 소집한 넷제로 뱅킹 얼라이언스를 대거 탈퇴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석탄 발전소 건설을 계속하고 있지만,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청정에너지 투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 4분의 1에서 현재 거의 3분의 1로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연구그룹 제로 카본 애널리틱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3년부터 2023년 사이 주요 아세안 국가에 27억 달러의 청정에너지 투자를 제공했다.

라피예프는 중국이 탈탄소화를 위한 전 세계 노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이 기후 회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차관은 영국도 중국과 함께 선진국 관점을 대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 노동당 정부는 "내부적으로 기후 의제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경향이 매우 높으며, 효율적인 기후 행동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매우 눈에 띄게 옹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 COP는 11월 아마존강 관문 도시인 브라질 벨렘에서 열릴 예정이다. 라피예프는 트럼프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바쿠에서 합의된 300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여전히 약속"한 선진국들이 있다고 말하며, 기후 금융 약속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COP30이 기후 자금 조달에 대한 또 다른 야심 찬 목표를 제시하기보다는 "이전 COP 결과의 이행"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피예프는 "이행 단계로 전환하지 않고 야망을 계속 키운다면 더 많은 당사국들이 파리 협정에서 탈퇴함으로써 미국의 경험을 따를 수 있을지 두렵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