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390조 쏟은 MS, AI 칩 절반을 꽂지 못한 속사정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390조 쏟은 MS, AI 칩 절반을 꽂지 못한 속사정 있다

나델라 "칩 아닌 전력 연결 문제"…2800억 달러 쏟고도 가동 차질
BNEF "2033년 美 데이터센터 수요 207GW"…500곳 규제 빗장
한국 변압기 3사 수주 호황 속 AI 반도체 출하 변동성 경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고도 전력망 연결 지연 탓에 확보한 첨단 칩을 절반밖에 가동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고도 전력망 연결 지연 탓에 확보한 첨단 칩을 절반밖에 가동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미지=제미나이3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고도 전력망 연결 지연 탓에 확보한 첨단 칩을 절반밖에 가동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7(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가 2022년 이후 2800억 달러(3953600억 원)를 집행했으나 설치된 인공지능 칩은 추정치(400~640만 개)의 절반 수준인 220만 개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인공지능 투자의 병목이 반도체 공급에서 전력망으로 이동하면서 북미 전력 인프라를 공급하는 한국 중전기기 기업들의 수주 기회가 확대되는 국면이다.

칩 있어도 전력 없어…나델라 "외형 건물 부족"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문서에 따르면 현재 설치된 인공지능 칩은 220만 개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는 회사가 확보했다고 밝힌 전력 용량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계산한 설치 가능 수량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문제는 칩 공급 부족이 아니라 전력을 공급받아 가동할 외형 건물의 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전력망을 연결하지 못하면 확보한 칩을 꽂지 못해 재고로 쌓아둘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위스콘신주와 조지아주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페어워터' 프로젝트는 전력망 연결 지연으로 실제 가동이 늦어지고 있다. 샤오레이 렌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캠퍼스 교수는 환경 보고서를 분석해 실제 가동 전력이 1.2GW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해당 계산이 부정확한 가정에 기반한 결론이라며 반박했다.

2033년 수요 207GW 급증…전국 500곳 규제 빗장


전력망 부족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728일 칩 인도량 기준 2033년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최대 207GW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2025년 말 기준 미국 데이터센터 설치 용량은 기존 전망을 16% 초과한 47GW를 기록했다. 텍사스 지역 실제 수요는 8.9GW로 예상치인 7.4GW를 웃돌았다.

지역사회의 반발과 행정 규제는 인프라 확충의 또 다른 걸림돌이다. IT 전문매체 톰스하드웨어는 지난 10일 미국 내 지방정부와 카운티 단위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거나 중단한 사례가 7월 기준 500곳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뉴욕주는 50MW 이상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 인허가를 보류하는 조치를 내렸다.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에서도 19건의 건설 금지 조치가 통과됐다. 주민들은 소음과 용수 부족,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한국 변압기 수주 호황 속 AI 칩 변동성 경고


북미 전력 인프라의 공급 부족은 한국 전력기기 산업에 구조적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 설비를 제작하는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의 북미 수주 잔고 증가세가 이를 증명한다.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미국 유틸리티 기업들이 한국산 전력기기 주문을 앞당기는 흐름이다.

반면 데이터센터 완공 지연은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전력망 구축 속도가 반도체 제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빅테크의 칩 구매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자들은 미국 유틸리티 기업들의 전력망 증설 허가 추이와 변압기 리드타임을 핵심 변수로 점검해야 한다.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지출이 실제 가동으로 연결되는 시점에 따라 전력기기와 반도체 주가의 차별화가 심화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