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주식 시장에 새로운 흐름이 등장했다.
미국 자산을 팔아치운다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기조다.
“미국만 아니면 돼(Anywhere But the USA, ABUSA)”가 더해진 기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적인 순간에는 겁을 먹고 물러선다는 이른바 ‘타코(Trump Always Chicken Out)’에 이어 이번엔 셀 아메리카, ABUSA가 등장했다.
외국인 투자자에 과세
트럼프 대통령이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부르는 감세, 재정법 개정안에는 외국인들이 미 자본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과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직 상원 통과라는 걸림돌이 남아 있지만 과세가 현실화할 경우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던지면서 월스트리트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도이체방크 글로벌 외환 리서치 책임자 조지 사라벨로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분석 노트에서 이 법이 통과되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은 자본전쟁으로 바뀐다고 못 박았다.
사라벨로스는 미국은 그동안 미 자본시장을 외국인들에게 개방해 미 경제 성장의 동력을 추가로 확보했지만 과세가 확정되면 사정은 달라진다고 경고했다.
법안의 899조 개정안에 따르면 디지털 서비스세 등으로 미 기업들을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차별적 외국’ 출신 투자자들에게는 과세가 가능해진다.
프랑스, 독일 같은 나라 투자자들은 미국에서 벌어들이는 자본이득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며 세율도 매년 5%포인트씩 오른다. 기존 세금에 더해 최대 20%까지 오르게 된다.
바클레이스의 유럽주식전략 책임자 이매뉴얼 카우는 이런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는 것만으로도 달러 표시 자산은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력이 반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우는 미국은 외국인들의 자본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막대한 세금을 물리는 법이 상원을 통과하면 미국은 결국 심각한 자본 유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만 아니면 돼
미국만 아니면 된다는 투자 흐름은 이전 타코와는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타코는 결정적인 순간에 트럼프가 관세 등 강경책에서 후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어서 주식 시장에 긍정적이지만 ABUSA는 정확히 그 반대다.
나인티원의 신흥시장 회사채 공동 책임자인 앨런 시우는 11일 CNBC에 이제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가장 핫한 트레이드는 “미국만 아니면 돼(ABUSA)” 트레이드라면서 미 예외주의는 저물고 있다는 공감대가 저항 없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우는 ABUSA 트레이드는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국제 균형, 경기순환적인 회복, 다극성장을 향한 영점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 미 자산에 대한 광범위한 선호는 “기축 통화로서 미국 달러의 강세라는 지지기반”을 갖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 기반도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올 들어 8% 하락했고, 2월 이후 5개월째 하락세를 타고 있다.
해외 시장으로 이동
시우는 미국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과 더불어 다른 지역의 성장세가 ABUSA를 부르는 동력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재정적자 확대와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는 정책 변동성이 급격히 높아졌고, 이로 인해 전세계는 미국 중심의 1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바뀌고 있다.
시우는 이런 요인들로 인해 미국 시장의 지배력이 서서히 빛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동시에 신흥시장, 유럽, 일본 같은 다른 글로벌 시장들은 더 나은 펀더멘털, 매력적인 위험/수익, 그리고 광범위한 저매수 상태”여서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도 지난달 29일 분석노트에서 “채권, 국제시장, 금 등 이른바 (BIG)에 자산을 배분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해외 주식은 올해 미국 주식을 압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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