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웰빙이 우선"…젊은층 중심 '소버 큐리어스' 확산, 사회 규범으로
내수 4년째 감소, 수출마저 급감…정부에 "세금 인상 말아달라" 호소
내수 4년째 감소, 수출마저 급감…정부에 "세금 인상 말아달라" 호소

프랑스 주류 연맹(FFS)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 내 증류주 구매량은 그 전해보다 2.6% 줄었다. 이러한 소비 감소는 대형마트, 주류 전문점, 술집, 면세점 등 모든 유통망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마트와 중형마트의 증류주(알코올 도수 15도 이상) 판매량은 2470만 리터로, 2023년보다 3.8% 감소했다. 축제 때 주로 마시는 진, 보드카 등은 비교적 선전했으나 슈퍼마켓 판매 비중이 절반이 넘는 위스키와 아니스 주류는 판매량이 계속 줄었다. 카페와 레스토랑 판매량도 2080만 리터로 2.0% 감소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 IQ는 4년째 이어진 감소세라고 밝혔다.
◇ '소비 절벽' 현실로…모든 지표가 '빨간불'
이러한 현상은 건강과 건강한 삶, 자기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음주에 대한 사회 인식이 바뀐 점을 배경으로 꼽는다. 프랑스 주류 연맹(FFS)의 토마 고티에 사무총장은 AFP 통신에 "평균 소비량,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소비 지표가 하락세"라며 "최근 집에서는 물론 사교 모임에서도 술을 전혀 마시지 않고 이를 당당하게 여기는 사람이 15%에 이른다"고 밝혔다.
물론 소비가 줄었음에도 지난해 프랑스인이 마신 증류주는 모두 2억 6800만 리터에 이른다. 이는 19살 이상 프랑스인 한 사람 앞에 해마다 보드카, 위스키, 진 등을 약 7병씩 마신 양이다.
◇ 엎친 데 덮친 수출 부진…업계 "생존 달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출길에도 문제가 생겼다. 업계 전체 가치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출이 크게 줄어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판매는 6.5% 감소했으며, 고티에 사무총장에 따르면 올해 첫 4개월 동안 수출은 이미 7.5%나 줄었다. 업계는 중국과 미국과의 무역 분쟁 관련 결정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황이 나빠지자 소비자 행동의 근본 변화에 부딪힌 프랑스 주류 연맹은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다. 정부가 긴축 재정을 꾀하는 때에 추가 세금 인상이나 부담을 넘길 것을 걱정하며, 업계 생존을 위한 재정 '안정'을 보장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프랑스 주류 시장의 위축은 금주와 절제가 새로운 사회 규범으로 자리 잡는 문화 대전환의 한 부분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업계는 기존 전략을 넘어 무알코올 제품 개발, 고급화, 수출 시장 다변화 같은 새로운 살길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