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자회사 XRG 컨소시엄 주도, 주당 5.76달러 현금 인수
호주 FIRB 승인이 관건…중동 지역 밖 다각화·LNG 역량 확대 목적
호주 FIRB 승인이 관건…중동 지역 밖 다각화·LNG 역량 확대 목적

산토스는 16일 ADNOC 자회사인 국제에너지투자회사 XRG가 이끄는 컨소시엄으로부터 187억 달러 상당의 인수 제안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아부다비개발지주회사(ADQ)와 미국 투자회사 칼라일이 포함된 XRG 주도 컨소시엄은 산토스 주식 100%를 주당 5.76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하는 '구속력 없는 최종 제안'을 제시했다.
산토스 이사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이 인수에 찬성하고 주주들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최선의 이익"이라는 결론을 내리도록 "만장일치로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에 산토스 주가는 16일 오전 12.5% 상승한 7.83 호주달러를 기록했다.
XRG가 우드사이드 에너지에 이어 호주 2위 석유가스회사를 통제할 수 있게 된 이번 거래는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이번 거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예상된다.
ADNOC가 지난해 설립한 XRG는 가스, 화학, 저탄소 에너지를 대상으로 하는 해외 에너지 프로젝트 및 자산에 투자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XRG는 성명을 통해 인수가 진행될 경우 애들레이드에 있는 산토스 본사를 유지하고 호주 및 기타 국제 운영 허브에서 운영 공간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컨소시엄은 인수 후 "산토스의 가스 및 LNG 중심 사업의 성장과 추가 개발에 투자"하고 "책임 있는 에너지 파트너이자 국내 및 지역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는 호주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산토스의 탄소 포집 및 저장 프로젝트, 저탄소 연료, 기타 탈탄소화 이니셔티브 및 AI 적용에 미래 지향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MST 마키 애널리스트 사울 카보닉은 산토스가 호주 동부와 서부 해안 시장에 중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FIRB 승인이 이번 거래의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며 호주 재무장관 짐 찰머스에게는 "큰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의 핵심 인프라를 구매하려는 외국 정부에 대한 그의 첫 번째 중요한 결정이 될 것"이라며 "XRG 컨소시엄은 칼라일이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이미 이를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카보닉은 XRG가 10년 내에 연간 2000만-2500만 미터톤의 LNG 용량에 도달하겠다는 대담한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프리미엄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산토스가 XRG에 제공할 것은 이미 3개의 LNG 자산으로 구성된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전 세계에 걸쳐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안은 산토스가 주력 제품인 바로사 가스 프로젝트의 최종 승인을 받은 지 두 달 만에 이뤄졌다. 56억 호주달러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동티모르 해에서 가스를 시추해 향후 25년간 가스를 생산할 예정이다. 가스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다윈 공장으로 운송되어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해외 바이어에게 LNG로 수출될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이 프로젝트가 온실가스를 배출해 호주의 기후 목표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는 2021년 보고서에서 이 프로젝트를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더러운 가스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번 인수 제안은 호주가 기존 유전 감소로 에너지 가격 상승과 동부 해안 시장의 공급 안정성 우려로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LNG 수출 산업에 대한 정치적 논쟁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