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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공급망 경쟁 심화…베트남·인도네시아 등 8개국 최대 수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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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공급망 경쟁 심화…베트남·인도네시아 등 8개국 최대 수혜 전망

중국사회과학원 연구 "향후 5년 공급망 재편 가속화될 것"
아세안 4개국 포함 개발도상국, 중국 제조업 이전으로 이익 기대
아세안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아세안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 간의 공급망 경쟁이 향후 5년간 심화하면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4개국을 포함한 8개 개발도상국이 중국의 제조업 이전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6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학술지 이코노미스트에 발표된 이 연구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멕시코, 튀르키예,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을 글로벌 생산 변화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꼽았다. 저자들은 이들 8개국 모두 중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서구 시장과 강력한 무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아웃바운드 투자 증가와 미국의 지속적인 수출 수요에 힘입어 이들 8개국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을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연결 고리로 부상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저자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 두 가지 유사한 추세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의 '프렌드쇼어링'과 '중국+1' 전략은 다국적 기업들로 하여금 관세 노출을 줄이기 위해 생산을 다각화하도록 촉구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은 특히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파트너와 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서 저비용 지역을 탐색하고 있었다.
이 연구는 지난달 발표된 것으로,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의 2차 무역전쟁이 글로벌 공급망을 심각하게 혼란에 빠뜨리고 비용을 높이며 전략적 재편성을 촉발하는 가운데 공개됐다.

저명한 국가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이 공동 저술한 이 보고서는 10년을 미·중 경쟁의 "결정적" 시기로 제시하는 2023~2033년 미국 국가안보전략과 2035년 현대화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창구로 여겨지는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2026~2030)을 연결했다.

저자들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입지와 영향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측하는 한편, 미국이 "심화되고 다양한" 도전을 제기할 "고위험 경쟁 국면"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중국 산업 이전 속도"를 가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자들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는 특히 공급망 구성 요소가 크게 성숙해졌으며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을 위한 최전선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중국의 지역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IPEF를 언급했다.

이 연구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2018년을 전환점으로 정의하면서 두 초강대국 간의 1차 무역전쟁 전후의 역학 관계를 비교했다. 그 이후로 확인된 8개국 경제가 중국 제조업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성장하는 한편, 중국으로부터의 중간재 수입을 크게 늘리고 완제품의 미국 수출을 증가시켰다고 시사했다.

이들 국가에 대한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도 변동하는 성장세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특히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를 비롯한 8개국의 인건비는 중국보다 낮았지만, 세금 부담은 비슷했다고 저자들은 말했다. 그러나 8개국의 산업 및 물류 인프라는 여전히 중국에 비해 뒤처져 있었지만, 산업 기반이 개선됨에 따라 격차가 좁혀지고 있었다.

지리적으로 8개국은 전략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 멕시코와 브라질은 미국 시장과 가깝고,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가깝다. 한편 튀르키예는 중동, 유럽, 아시아를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인도, 멕시코, 인도네시아, 베트남, 터키 같은 국가는 EU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어 관세를 피하려는 다국적 기업에게 매력적인 목적지라고 저자들은 분석했다.

이러한 공급망 재편은 글로벌 제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특히 아세안 국가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