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가 AI 데이터 라벨링 스타트업 ‘스케일AI’에 대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이후 구글과 오픈AI, xAI 등 주요 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협력 중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내부 문서를 인용해 메타가 스케일AI에 143억 달러(약 19조6600억원)를 투자한 지 몇 시간 만에 구글이 스케일AI와 진행 중이던 여러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2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스케일AI는 메타로부터 기업 지분 49%를 넘기는 조건으로 이번 투자를 유치했으며 창업자인 알렉산더 왕이 메타의 향후 AI 전략에서 핵심 인물로 합류할 전망이다.
◇ 협력 중단 움직임 잇따라…“구글 프로젝트 하루 만에 정지”
한 미국 계약직 근로자는 “구글의 생물학 질문에 답변하는 AI 모델을 돕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메타 계약 발표 당일 바로 중단 통보를 받았다”며 “하루 전까지만 해도 계속될 거라고 들었는데 채팅방이 통째로 사라졌다”고 밝혔다.
오픈AI와 일론 머스크의 xAI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BI는 오픈AI 관계자가 “스케일AI와의 협력을 줄이고 있다”고 확인했으며 xAI도 ‘실로폰’이라는 대규모 AI 훈련 프로젝트를 포함한 여러 업무가 중단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스케일AI 계약직 근로자들은 “작업 대시보드에 표시된 프로젝트 수가 크게 줄었고 일부는 아예 비어 있다”고 전했다.
◇ 내부 반발과 투자 철회까지
메타와의 계약 이후, 일부 스케일AI 투자자도 철수를 결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규모 투자자는 “메타의 자금이 기존 빅테크 고객 상실분을 메우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구글이 자사 AI 기술 정보가 메타에 노출될 가능성을 우려해 스케일AI와의 계약 종료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해 구글은 스케일AI에만 1억5000만 달러(약 2062억원)를 지출했으며 이는 전체 매출의 20%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스케일AI 측은 이번 프로젝트 중단이 일상적인 계약 변동일 뿐이라며 “전체 비즈니스의 성격상 수요는 자연스럽게 변동된다”고 해명했다. 제이슨 드로지 스케일AI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블로그를 통해 “스케일AI는 여전히 명백히 독립적인 기업이며, 다양한 신규 수익원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스케일AI는 메타에 고객사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