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도 우라늄 농축시설에 1만3600킬로그램 산악파괴탄 투하 시나리오 분석

◇ 1만3600킬로그램 산악파괴탄 투하해도 '체르노빌급 재앙' 일어나지 않아
영국군 화학·생물학·방사선·핵 연대 전 사령관인 해미시 드 브레튼-고든은 지난 20일 NBC 뉴스와 만나 "만약 당신이 저 아래에 있고 폭격을 맞는다면, 당신은 끝장"이라며 말했다.
그는 미국만이 갖고 있는 세계 최대 비핵폭탄인 GBU-57 대량관통기(MOP)를 언급하며 "누군가 이것이 체르노빌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드 브레튼-고든은 "우라늄을 폭발시킨다고 해서 핵폭발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매우 복잡한 과학의 한 부분이며, 이것이 바로 핵폭탄을 만드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이 무기는 벙커 파괴탄이라기보다는 산악 파괴탄에 가깝다. 탄두 무게가 2500킬로그램이고 총 무게가 1만3600킬로그램(약 3만 파운드)에 이르는 이 폭탄은 트럼프가 포르도를 폭격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 일을 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재래식 무기가 될 것이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연구 컨설팅 회사인 레이디언트 에너지 그룹(Radiant Energy Group)의 설립자 겸 전무이사인 마크 넬슨도 넓은 범위의 방사능 누출이나 유출이 주변 지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넬슨은 "포르도의 핵 물질은 방사능이 매우 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곳이 핵 발전소나 미사일 기지였다면, 우라늄이 핵반응 중에 분해되는 물질인 '핵분열 생성물'이 있을 수 있어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지만, 포르도는 단순 농축 시설이라는 설명이다.
◇ 60% 우라늄 농축하는 포르도, 핵폭탄 제조 경계점에 가까워
테헤란 남쪽에 자리한 포르도 공장은 핵 에너지 또는 잠재적으로 폭탄 생산을 위한 우라늄을 농축하는 데 쓰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의 가장 발전된 농축 시설인 포르도는 우라늄을 60%까지 정제하고 있다. 이는 발전소에 필요한 3~5%보다 훨씬 많으며,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90%에 꽤 가까운 수치다.
포르도는 원심분리기 3000개를 수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이 시설의 "크기와 구성"이 "평화적 계획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시설에서는 자연적으로 채굴된 우라늄이 가스로 바뀌어 원심분리기 안에서 고속으로 회전하며, 더 무거운 동위원소인 우라늄-238과 가벼운 우라늄-235를 분리한다.
트럼프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함께할지를 깊이 생각하면서 포르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폭탄 제조를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지만, IAEA는 이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드 브레튼-고든은 미국의 거대한 MOP 폭탄이 이 시설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무너진 산 밑에 묻어버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체르노빌의 보호 울타리 두께가 40피트였던 것과 달리, 포르도에서는 200피트 두께의 돌무덤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염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라늄 가스가 나오면 부분적으로 불산으로 분해되는데, 이 물질은 보호 장비 없이 만지면 깊은 조직에 화상을 입힐 수 있으며, 마시면 심장·폐·신경계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넬슨은 "올바른 안전 장비와 절차 없이 주변에 있는 것은 불쾌한 화학 물질"이라며 폭발에서 살아남은 사람이나 필요한 안전 장비가 없는 구조대원은 "매우 심각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사성 물질이 산을 흐르는 수원으로 스며들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방사능 수치는 낮을 것이며, 해롭다기보다는 감지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라고 넬슨과 드 브레튼-고든은 내다봤다. 넬슨은 "바닷물을 마시면 위험하다. 몇 리터만 마셔도 죽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런 화학적 위험은 물에 빠져 죽는 것에 비하면 작은 문제"라고 비유했다.
이란은 2015년 7월 오바마 전 대통령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독일, 유럽연합(EU)이 맺은 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을 통해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는 대가로 수십억 달러의 제재 완화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이 협정은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하면서 사실상 무너졌다. 이란은 지난주 이스라엘이 폭격을 시작했을 때 트럼프와 다시 회담을 가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