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발사 성공...우주 기반 컴퓨팅 잠재력 시험대
극한 환경 견뎌낼 고난도 엔지니어링 집약...엣지 컴퓨팅 구현
지구 관측·기후 연구 등 광범위한 상업·과학 분야 활용 기대
극한 환경 견뎌낼 고난도 엔지니어링 집약...엣지 컴퓨팅 구현
지구 관측·기후 연구 등 광범위한 상업·과학 분야 활용 기대

세계 최초의 광자 양자 컴퓨터가 마침내 우주로 발사되며 우주 기반 컴퓨팅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23일(현지시각) 과학 기술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필립 발터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개발한 이 소형 시스템은 지난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SpaceX) 팰컨 9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 프로세서는 지구 상공 약 550km 궤도에서 본격적인 작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발사는 마이크로샛, 큐브샛, 재진입 캡슐 등 70개의 탑재물을 운반하는 스페이스X의 '트랜스포터 14(Transporter 14)' 임무의 일환이다. 특히 미니 양자 컴퓨터는 우주 기반 데이터 처리와 지구 관측 분야에 혁명을 가져올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주 생존을 위한 고난도 엔지니어링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궤도에서 작동하는 양자 컴퓨터를 설계하는 것은 극심한 공학적 난제를 동반했다. 빈 연구팀은 우주 여행 중 발생하는 극한의 온도 변화, 방사선, 그리고 진동을 견딜 수 있도록 이 장치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연구팀 12명은 독일 항공우주센터(German Aerospace Center)의 반응형 우주 클러스터 역량 센터 클린룸에서 4주 동안 위성 탑재체를 조립하는 중요한 단계를 거쳤으며, 단 11일 만에 비행 모델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위성은 궤도 진입 후 약 일주일 뒤부터 결과 전송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터 교수는 "이 프로젝트 덕분에 우리는 '우주 그룹'으로 거듭났다"며 "이제 기본적인 양자 물리학이든 실용적인 응용 분야든 우주에서 추가 실험을 수행할 노하우를 갖게 되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궤도 위 양자 엣지 컴퓨팅의 시대 개막
우주에 양자 컴퓨터를 배치하는 가장 큰 이점은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산불 감지와 같이 위성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탑재된 시스템에서 즉시 처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원시 데이터를 지구로 다시 전송할 필요를 없앤다. 이 과정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대응 시간을 단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양자 컴퓨터는 고전적 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는 작업에도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 빛 기반 광학 시스템을 사용하는 이 프로세서는 간섭과 회절의 물리적 원리를 이용하여 연산을 수행한다. 이러한 아날로그 방식은 푸리에 변환이나 합성곱과 같이 계산량이 많은 프로세스에 특히 효율적이다.
다재다능함과 효율성, 미래 잠재력
이 시스템은 뛰어난 적응성을 지녀 향후 다양한 우주 임무에 맞춰 구성할 수 있다. 발터 교수는 "이번 임무를 통해 극한 조건에서 양자 하드웨어의 성능과 내구성을 시험할 수 있다"며 "우주의 혹독한 환경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작동 상태를 유지하는지 조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기후 모니터링, 통신, 심지어 기초 양자 연구 등 광범위한 분야에 잠재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터 교수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지구 관측, 기후 연구, 통신 분야 등 상업적, 과학적 응용 분야를 위한 양자 하드웨어의 추가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페이스X 트랜스포터 14 임무의 다채로운 탑재물
스페이스X 트랜스포터 14의 이번 라이드셰어 임무에는 상업용, 과학용, 기념용 탑재물이 다양하게 포함됐다.
주요 탑재물로는 카펠라 스페이스의 '카펠라-17' 레이더 위성, 도킹 실험을 위한 스타피쉬 스페이스의 '오터 펍 2', 그리고 궤도에서 의약품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 바르다 스페이스의 재진입 캡슐이 있었다. 또한, 셀레스티스와 협력하여 화장된 유해와 DNA 샘플을 운반하는 더 익스플로레이션 컴퍼니(The Exploration Company)의 '닉스(Nyx)' 우주선도 함께 발사됐다.
이번 임무에서 팰컨 9의 부스터는 태평양의 무인 선에 성공적으로 착륙하며 26번째 비행을 기록했다. 상단 단계는 약 두 시간 만에 모든 위성 배치를 완료하며 성공적인 임무를 마무리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