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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전쟁 시 인구 75% 사망 가능성"...프린스턴대, 낙진 피해 지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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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전쟁 시 인구 75% 사망 가능성"...프린스턴대, 낙진 피해 지도 공개

미사일 사일로 타격 시 전국 낙진 확산...3,500라드 지역 75% 사망
지도의 검은색 부분은 미국의 미사일 격납고가 직격탄을 맞은 후 최대 75%가 사망하는 위치를 보여준다. 사진=미시간 연구소이미지 확대보기
지도의 검은색 부분은 미국의 미사일 격납고가 직격탄을 맞은 후 최대 75%가 사망하는 위치를 보여준다. 사진=미시간 연구소
미국의 이라크 핵시설 공습으로 세계 핵전쟁 위험이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미국 인구의 75%가 핵전쟁 직후 사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프린스턴대 연구진이 미국 내 미사일 사일로(지하 발사장)가 핵 공격을 받을 때 생길 낙진(방사능 먼지) 피해를 자세히 예측해 지도를 공개했다. 미국 전역이 치명적인 방사능 오염에 휩싸이고 대규모 인명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지난 27(현지시각) 영국 더 익스프레스(The Express)가 보도했다.

프린스턴대 과학기술·글로벌안보(SGS) 연구진은 2023'미사일, 우리의 땅' 연구에서 미국 중서부에 있는 미니트맨 미사일 사일로가 핵 공격을 받을 경우 전국에 낙진이 퍼지고, 최대 300만 명이 치명적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제 2021년 날씨 자료를 반영해 날마다 낙진 이동 경로를 모의실험했다. 그 결과 미사일 사일로가 타격되면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와 멕시코 북부까지 방사능 낙진이 퍼지며, 미국 내 3억 명 이상이 치명적 방사선 노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냉전 시절 가정한 핵전쟁 예상에 따르면 미국 내 1,116개 미사일 사일로와 발사 통제 센터가 각각 0.5메가톤급 핵탄두 2개로 공격받는 상황을 가정했다. 연구진은 "지도에서 가장 어두운 지역은 방사선 수치가 3,500라드(35그레이, Gy)를 넘겨, 해당 지역 인구의 75%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사선 700라드 이상 노출 시 대부분 치명적이며, 3,500라드 이상은 즉각 사망에 가까운 수준이다.
프린스턴대 SGS 연구진 세바스티앙 필리프는 "미사일 사일로가 타격되면 미국 전역에 치명적인 낙진이 퍼지고, 수백만 명이 방사선 중독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우세풍이 서해안에서 동쪽으로 방사능 입자를 옮겨 미국 전역에 낙진이 퍼질 것"이라며 "사일로가 타격되면 표면 물질이 불덩이에 섞여 상층 대기로 올라가고, 이후 24시간 이내에 다시 땅으로 떨어지며 국지적 낙진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프린스턴대 연구진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 미사일 사일로가 핵 공격을 받으면 4일 이내에 34만 명에서 460만 명이 방사선 중독으로 사망할 수 있으며, 평균 14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낙진이 미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3억 명 이상이 치명적 방사선 노출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실제로 냉전 시절 모의실험에서는 미국 인구의 4분의 3 이상이 핵전쟁 직후 사망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내 미사일 사일로는 주로 북다코타, 몬태나, 와이오밍, 콜로라도, 네브래스카 등 중서부 5개 주에 집중되어 있다. 연구진은 "이 지역이 직접 타격을 받으면 주변 농업지대와 인구 밀집 지역까지 방사능 오염이 퍼져 장기적으로도 치명적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부 텍사스, 네바다, 미시간, 위스콘신 등 일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을 수 있으나, 핵겨울 등 2차 피해로 장기적으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프린스턴대 연구진은 "핵폭발은 수명이 짧은 방사능을 많이 만들며, 대부분 핵분열 생성물과 관련이 있다""핵 공격 무기 산출량의 절반이 핵분열에서 나온다는 표준 가정을 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각국 의사결정자들이 가상의 선제공격 부수적 결과와 살아남을 무기의 파괴력을 더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린스턴대 SGS 공동창립자 프랭크 폰 히펠 교수는 1980년대 관련 논문에서 "미국 내 미사일 사일로 등 핵 전략 표적이 공격받으면 수천만 명 이상이 방사선 낙진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핵전쟁은 군사 표적 공격이라도 민간인 대량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핵전쟁 위험과 대규모 인명 피해 가능성은 여전히 현실적 위협으로 남아 있다. 연구진은 "핵전쟁은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국가와 인류 전체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이라고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