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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민 ‘자긍심’ 역대 최저 기록…민주당 지지층·Z세대서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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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민 ‘자긍심’ 역대 최저 기록…민주당 지지층·Z세대서 급감

지난 5월 18일(현지시각) 바티칸에서 레오 14세 교황 취임 미사를 앞두고 한 여성이 미국 국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18일(현지시각) 바티칸에서 레오 14세 교황 취임 미사를 앞두고 한 여성이 미국 국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민의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최근 수십 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지난달 2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본인을 ‘미국인으로서 매우 또는 상당히 자랑스럽다’고 답한 비율은 58%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질문이 포함된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WP는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자긍심 하락은 민주당 지지층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의 36%만이 강한 자긍심을 나타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26%포인트 감소한 수치이자 갤럽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저다. 반면 공화당 지지층은 92%가 미국에 대한 자부심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 간 차이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2021~~2025년 평균치를 기준으로 보면 1996년 이후 출생한 Z세대의 자긍심 비율은 41%에 그쳤다. 밀레니얼 세대(1980~1996년 출생)는 58%, X세대는 71%, 베이비붐 세대는 75%, 침묵세대는 83%로 연령이 높을수록 자긍심이 강한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Z세대뿐 아니라 밀레니얼부터 침묵세대까지 모든 세대에서 자긍심은 2001~2005년 대비 10%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은 이같은 변화가 대부분 2016년 이후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의 시점에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기 이전으로 일시적인 외교·안보 변수는 반영되지 않았다. 갤럽은 자긍심 하락의 배경으로 정치적 양극화, 국가 방향성에 대한 불만, 양당 모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을 꼽았다.

조지 워싱턴대 언론학부의 피터 로지 부교수는 WP에 보낸 이메일에서 “미국의 정치는 현재 정당 노선에 동의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끔찍하기 때문에 자신이 민주당 또는 공화당이라고 말하는 ‘부정적 당파성(negative partisanship)’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양 진영 모두 상대 정당을 반미적이거나 파시스트적이라고 규정해 왔고, 이런 언어가 특히 젊은 세대에게 국가에 대한 냉소를 심어줬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발표된 폭스뉴스의 여론조사에서는 갤럽 조사와는 반대로 ‘미국이 자랑스럽다’는 응답자가 2011년 이후 가장 많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도 정당 간 격차는 컸다. 공화당 지지자의 85%가 자긍심을 나타낸 반면, 민주당 지지자는 36%에 불과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