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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美 연준 독립성 위협·법치훼손 우려…글로벌 외환보유고 운용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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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美 연준 독립성 위협·법치훼손 우려…글로벌 외환보유고 운용에 영향”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로이터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운용 관리자 3명 중 2명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절반 가까이는 미국의 법치주이가 훼손될 경우 자산 배분 전략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UBS자산운용이 이날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약 40개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UBS는 미국의 정치·경제 환경 변화가 국제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는 지표로 이번 결과를 분석했다.

◇ “미국, 초장기 무이표 채권 전환 요구할 수도”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35%는 미국이 우방국에 대해 장기 국채를 초장기 무이표(제로쿠폰) 채권 같은 다른 수단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UBS는 이 같은 응답이 미국의 부채 구조에 대한 시장의 신뢰 저하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UBS의 맥스 카스텔리 글로벌 주권시장 전략 책임자는 “이번 설문 결과는 ‘해방일 관세’ 이후 달러에 대한 중앙은행들의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매우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밝혔다.

실제로 응답자 중 29%는 최근 상황에 따라 미국 자산에 대한 노출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향후 1년간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이겠다는 응답은 25%로 나타났다. 다만 달러의 지위 변화는 단기간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카스텔리는 “지배적인 통화 체계는 시간이 걸려야 바뀐다”고 말했다.

◇ 금 비중 확대…“제재 우려한 신흥국 중심”


UBS 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중앙은행의 52%는 외환보유고에 금을 추가로 편입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에 금을 보관해온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제재 리스크를 우려해 자국 내 보유량을 늘리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의 39%가 금 보유를 국내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BS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도 중앙은행 금 보유 방식에 대한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중앙은행은 과거부터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상당량의 금을 보관해 왔다.

◇ 유로화·위안화·암호화폐가 ‘다음 카드’


향후 5년간 미국 달러 외의 자산 중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통화로는 유로화가 꼽혔고 위안화와 암호화폐가 뒤를 이었다. 반면 1년 기준 순추가 편입 의향에서는 위안화가 25%로 가장 높았다. 유로화는 6%에 그쳤다. 캐나다 달러, 파운드, 엔화 등도 일정 비중의 수요가 예상됐다.

카스텔리는 “유럽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며 “그러나 유럽이 개혁에 실패할 경우 이같은 ‘르네상스’는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달러는 전 세계 외환보유고의 약 5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응답자의 80%는 앞으로도 달러가 국제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