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20% 관세 합의 후 경제 전망 밝아져, 연 8% 목표 근접
무역흑자 44억 달러 달성, 제조업 허브로서 위상 공고화
무역흑자 44억 달러 달성, 제조업 허브로서 위상 공고화

베트남 통계청이 5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4~6월 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 6.93%에서 크게 가속화되어 정부의 연간 성장 목표인 8%에 근접했다. 통계청은 "올해 상반기 경제 성과는 긍정적이었고 글로벌 및 지역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의 목표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수출 부문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지난 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한 1169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18.8% 증가한 1125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해 44억 1000만 달러의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산업 생산도 10.3% 증가하며 제조업 허브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미국과 베트남이 무역협정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는데, 베트남 상품에는 20% 관세를, 베트남을 통한 제3국 환적에는 40%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베트남은 0% 관세로 미국 제품을 수입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삼성전자와 폭스콘 등 여러 다국적 기업이 입주해 있는 동남아시아 제조업 허브의 핵심 파트너다. 미국은 지난해 베트남과의 무역적자가 1230억 달러에 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적자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또한 여러 중국 기업들의 거점이기도 하다. 분석가들은 환적에 대한 40% 관세가 주로 이들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베트남의 가장 큰 양방향 무역 파트너로, 베트남 제조업이 부품과 자재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피치 솔루션즈는 5일 발표한 메모에서 베트남의 수출과 투자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2025년 GDP 성장률 전망치 6.4%에 대한 상방 위험을 시사했다. "새로운 20% 관세로 정부는 산업 업그레이드를 가속화하고 수출을 마진이 낮은 상품에서 반도체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투자회사 드래곤 캐피털의 도미닉 스크리븐 설립자 겸 회장은 이번 무역협정이 "순이익"이며 GDP 타격 가능성이 우려했던 것보다 적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대외 무역 위험이 완화됨에 따라 국가의 핵심 성장 엔진인 국내 및 민간 부문 경제에 관심이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 안정도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57% 상승에 그쳐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의 강력한 2분기 성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의 핵심 수혜국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예상보다 완만하게 해결되면서 하반기에도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저부가가치 제조업에서 반도체, 전자제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할 경우 장기적으로 더욱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