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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당’ 창당 선언한 머스크 “비트코인 채택 검토” 발언에 시장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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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당’ 창당 선언한 머스크 “비트코인 채택 검토” 발언에 시장 출렁

지난 5월 3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3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독자적인 정치세력인 ‘아메리카당(America Party)’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비트코인 지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급증하는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치 행보에 나선 머스크는 “법정화폐는 희망이 없다”며 암호화폐 지지 의사를 밝혀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7일(이하 현지시각) 포브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자신의 X 계정에 한 이용자가 “아메리카당은 비트코인을 채택할 것인가”라고 묻자 “법정화폐는 희망이 없다. 그러니 그렇다”고 답했다. 이 발언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로 전환됐다.

◇ 美 국가부채 37조 달러 돌파…머스크 “이대로면 국가 파산”

머스크는 지난해 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했던 핵심 인사였으나 최근 들어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트럼프가 지난해 추진한 3조 달러(약 4185조원) 규모의 추가 지출안과 5조 달러(약 6975조원) 규모의 부채한도 증액을 포함한 이른바 ‘빅 뷰티풀 법안’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머스크는 X를 통해 “바이든 아래서도 미친 수준이었던 연간 재정적자가 트럼프에 의해 더 늘어났다. 이러다가는 국가가 파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국가부채가 37조 달러(약 5경1700조원)에 이른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치권의 방만한 재정 운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 “트럼프와 공화당, 긴축공약 어기고 유권자 배신”


머스크는 트럼프 및 공화당이 선거 당시 내세웠던 ‘지출 억제’ 공약을 저버렸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의 공화당 정치인들이 집권 후 재정 지출을 줄이겠다는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며 “국가 재정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머스크는 자신의 새로운 정치세력인 ‘아메리카당’을 통해 책임 있는 재정정책과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체 통화체계 도입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 시장, 비트코인 수혜 기대감…“위기는 암호자산 기회”


암호화폐 분석가들은 이번 머스크의 발언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니티월렛 최고운영책임자(COO) 제임스 톨레다노는 “이번 초대형 지출 법안은 달러 가치를 약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으로서의 매력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투자자 라크 데이비스는 “2020년 트럼프가 대규모 지출 법안에 서명했을 때 비트코인은 38% 급등했다”며 “같은 흐름이 반복된다면 이번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15만 달러(약 2억960만원)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 머스크, 실제 비트코인 매입 여부는 불확실


한편, 머스크가 실제로 비트코인을 매입 중이라는 소문도 번지고 있다. 암호화폐 보관기업 시도르의 CEO로 알려진 인물은 X를 통해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조용히 매집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머스크 계정이 관련 게시물을 ‘좋아요’한 영상을 게시했다. 다만 이 계정은 공식 인증 배지를 보유하지 않았으며, 과거에도 조작 이미지로 주목받은 전력이 있어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포브스는 머스크가 최근 몇 년간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에 대해 직접 언급을 자제해왔지만 그의 자동차 회사인 테슬라는 현재 약 1만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며 이는 여전히 시장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