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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미국산 고성능 AI 반도체 수출 시 사전 허가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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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미국산 고성능 AI 반도체 수출 시 사전 허가 받아야”

지난달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매키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전시된 AMD의 ‘MI350 시리즈’ AI 반도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매키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전시된 AMD의 ‘MI350 시리즈’ AI 반도체. 사진=로이터

말레이시아 정부가 미국산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수출, 환적, 경유에 대해 즉시 적용되는 수출입 허가제를 발표했다. 미국의 수출통제 회피를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1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국제무역산업부는 이날 낸 성명에서 “미국에서 생산된 고성능 AI 반도체가 말레이시아를 통해 제3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무역 허가제를 즉각 시행한다”며 “전략물자 목록에 명시되지 않은 품목을 수출하거나 경유 또는 환적하려는 경우 최소 30일 전에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같은 조치가 “전략물자 통제 체계 내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산 고성능 AI 반도체를 전략물자 목록에 포함시킬지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의 핵심 반도체 생산·조립 허브로, 최근 미국 정부는 이 지역을 통한 반도체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각국에 통제 강화를 요청해왔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는 “말레이시아가 미국의 요구에 따라 중국으로 흘러가는 고성능 AI 반도체의 흐름을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난 3월 보도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수출통제를 우회하거나 불법 거래에 연루되는 개인이나 기업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불법 행위는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번 조치와 별개로 최근 싱가포르의 대형 금융 사기 사건과 관련해 문제가 된 서버 장비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서버에는 미국의 수출통제 대상인 고성능 AI 반도체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말레이시아 법령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