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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달러, EU와 무역합의에 '껑충'...원화 환율도 한때 139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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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달러, EU와 무역합의에 '껑충'...원화 환율도 한때 1390원 돌파

무역 전쟁 우려 완화로 달러 투자 심리 살아나...유로는 2개월 만에 최대 하락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환전소의 달러 지폐. 사진=AP/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환전소의 달러 지폐.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달러화가 28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유로화 대비 5월 초 이후 2개월여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하는 등 주요 통화 대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무역 합의가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를 완화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인 것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날 수입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 기본 합의에 도달했다. 이는 당초 8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30% 관세안의 절반 수준이다.

이번 합의는 지난주 미국이 일본과 체결한 무역 협상에 이은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 경제 관료들도 이날 스톡홀름에서 회담을 재개해 3개월간의 관세 휴전을 연장하고 추가적인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달러화는 이날 스위스 프랑 대비 0.82% 상승한 0.80155프랑을 기록했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0.29% 오른 148.12엔을 기록하는 등 전방위적인 강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81% 하락한 1.1642달러를 기록해, 5월 중순 이후 최대 일일 하락 폭을 기록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뉴욕 시장 후반 1.05% 오른 98.43을 기록했다. 거래일이 3일 더 남았지만, 달러 지수는 올해 들어 첫 월간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힘을 내며 원화 대비 달러 환율도 이날 뉴욕 시장에서 1390원을 터치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앞서 달러/원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7.10원 오른 1382원에 거래를 마친 뒤 야간 거래에서도 1389.10원으로 상승 폭을 확대한 바 있다. 야간 거래 종가는 지난 18일 이후 일주일여만의 최고치다.

맥쿼리 그룹의 티에리 위즈만 글로벌 외환 및 금리 전략가는 “이번 달러 강세는 미국과 EU 간의 새로운 합의가 미국에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일 수도 있지만, 미국이 EU 및 주요 동맹국들과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화는 올해 들어 주요 교역 상대국에 대한 고율 관세가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를 꺼리면서 타격을 받았으나 이달 들어 무역 합의가 속속 체결되자 분위기가 돌아서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번 주로 예정된 미국과 일본의 중앙은행 정책회의와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로 옮겨가고 있다.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은행(BOJ)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은 이후 발표될 정책 당국자들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 역시 시장의 주요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연준을 향해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다. 트럼프는 지난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자, 해임 의사를 철회한 바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