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구리 시장 184만 톤 적자 전망…톤당 1만2000달러 '역대 최고가' 경신 가능성
데이터센터·EV, 구리 수요 '쌍끌이'…알루미늄 등 대체제 한계 속 '공급 부족' 심화 우려
데이터센터·EV, 구리 수요 '쌍끌이'…알루미늄 등 대체제 한계 속 '공급 부족' 심화 우려

일부 분석가들은 구리 가격이 10년 내 톤당 1만2000달러(약 1670만 원) 이상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측하며, 이는 현재 톤당 약 9700달러(약 1350만 원) 수준에서 23% 상승한 수치다. 소비자들은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구리의 우수한 전도성, 내구성 및 다양성으로 인해 대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그리드 투자만 해도 2024년 3900억 달러(약 542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4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컨설팅 회사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의 마이클 핀치 전략 이니셔티브 책임자는 "구리는 종종 그리드 인프라에서 크게 과소평가된 부분"이라며, "사람들은 그리드 확장의 필요성을 인식하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엄청난 양의 구리를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센터와 전기차가 구리 수요를 견인하는 양대 축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마이클 위드머(Michael Widmer) 애널리스트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가 10% 증가한 3032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며, 2030년에는 전 세계 구리 시장 적자가 184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AI 및 머신러닝을 지원하는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성장은 탄력적인 그리드(전력망)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만들고 있다. 컨설팅 회사 CRU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구리 수요는 2020년 7만8000톤에서 올해 26만 톤에 도달하고 2030년까지 65만 톤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CRU의 에게스트 발라(Egest Balla) 전선 및 케이블 연구 분석가는 "전력망 인프라는 병목 현상이며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육상 및 해상 풍력 발전, 태양열 및 전기차로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역시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훨씬 더 많은 구리를 필요로 한다.
BMI는 전기차에 대한 구리 수요가 2020년 20만 4천 톤에서 2025년 120만 톤, 2030년 220만 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한다. 세계 최대 구리 구매자인 이탈리아 케이블 생산업체 프리스미안(Prysmian)의 마리아 크리스티나 비풀코(Maria Cristina Bifulco) CIO는 "우리는 순환적인 구리 수요에서 보다 구조적인 수요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공급 부족과 기록적인 고가격은 구리 비용이 전체 생산 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 및 제조와 같은 산업에서 혁신의 물결을 촉발시켰다. 대체 및 재활용 노력이 활발하지만, 알루미늄과 같은 저렴한 대안은 데이터센터 배선에서 성능 문제로 인해 대부분 포기되었다.
AECOM의 피터 찰랜드(Peter Charland)는 "구리가 수요를 충족하는 데 문제가 있었을 때 알루미늄 케이블을 사용하고 구리를 코팅하기도 했지만, 성능 문제를 감안할 때 매우 단명했다"고 설명했다. 스크랩에서 정제 구리(2차 구리)를 생산하면 1차 생산보다 에너지를 65% 적게 사용할 수 있어 재활용은 지속 가능성 목표에 도움이 된다.
분석가들은 스크랩 구리 생산량이 올해 약 1000만 톤에서 2030년 11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구리는 이미 데이터 전송에서 우수한 대역폭과 효율성을 가지며, 본질적으로 모래에서 실리콘으로 만든 유리인 광섬유 케이블로 대체되었다.
AECOM의 매트 밀러 글로벌 네트워크 리더는 "구리를 채굴하는 것보다 유리를 생산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실리콘은 엄청나게 풍부해서 해변으로 내려가서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이러한 가능한 해결책들이 조만간 구리 공급 위기를 완전히 해소할 것 같지는 않다고 경고하며, 특히 정부가 미래 경제 성장 전망을 고정하고 있는 구조적 프로젝트의 경우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CRU의 발라 분석가는 "모든 녹색 에너지를 추진할 수 있지만, 이를 지원할 그리드 시스템이 없다면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