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텅스텐 수출 사실상 봉쇄…공급망 위기에 가격은 역대 최고
베트남 MHT, '탈중국' 수요 업고 흑자 전환…대체 공급처로 부상
베트남 MHT, '탈중국' 수요 업고 흑자 전환…대체 공급처로 부상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베트남은 중국에 이은 세계 2위의 텅스텐 생산국이다. 지난해 생산량은 3400t이다.
지난 6월 말, 텅스텐의 핵심 중간재인 파라 텅스텐 산 암모늄(APT) 가격은 1톤에 440~485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2011년 세웠던 최고가 기록인 430달러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세계 텅스텐 산업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 中의 '자원 무기화'…공급 막히자 가격 폭등
가격 폭등의 진원지는 세계 텅스텐 원광 공급의 82%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 2월 자국산 텅스텐 등 전략 광물에 특별 수출허가제를 도입하고도 수개월째 공식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세계 공급망이 사실상 마비됐다. 여기에 지난해 국내 채굴 쿼터마저 6.5% 삭감하며 공급을 더욱 조였다. 고철이나 재활용 원료로 눈을 돌렸지만 이마저 한계에 부딪히자 수요자들이 직접 원광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
공급은 급감했지만 수요는 흔들림이 없다. 올 상반기 석유·가스, 항공, 자동차 등 전통 산업의 수요는 다소 주춤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나토(NATO)의 군비 증액, 아시아 각국의 방위력 강화에 따라 국방 분야 수요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 '탈중국' 수요 업은 MHT, 2분기 흑자 전환
이런 가운데 베트남 최대 첨단소재 기업인 마산 하이테크 머티리얼즈(MHT)가 반사 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MHT의 올 상반기 연결 매출은 3조 70억 동(약 1605억 원)으로, H.C. 스타크(HCS) 실적이 포함된 지난해 같은 기간(3조 7335억 동)보다 줄었다. HCS를 지난해 말 미쓰비시 머티리얼즈에 매각하면서 연결 실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HCS 부문을 제외한 MHT의 자체 사업 실적은 호조세다. 올 상반기 매출은 5020억 동(약 268억 원) 늘어 20% 성장했다. 텅스텐 가격 상승과 구리·형석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실제 MHT의 평균 APT 판매가는 지난해 상반기 1t에 312달러에서 올해 364달러로 17% 올랐고, 지난 6월 말에는 440달러 선을 기록했다.
수익성은 극적으로 개선됐다. 올 상반기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9760억 동(약 52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급증했다. EBITDA 마진율 역시 지난해 10%에서 32%로 크게 뛰었다. 1분기 2220억 동(약 118억 원)의 순손실을 냈던 MHT는 2분기 60억 동(약 3억 2040만 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MHT 관계자는 "중국이 세계 텅스텐과 비스무트 공급의 80% 이상을 통제하고 수출 제한 조치를 하자, 미국, EU, 일본, 한국 고객들이 공급망 다변화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면서 "베트남 생산 공장에 대한 고위급 방문이 눈에 띄게 늘었고 이런 추세는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월에는 다른 나라 텅스텐 정광 공급업체와 전략 계약을 해 앞으로 2년간 필요한 외부 원료의 40%가량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는 세계 시장에서 베트남과 MHT 같은 비중국 공급망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텅스텐 사업자인 캐나다 광산업체 알몬티 인더스트리스는 나스닥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한국 상동광산 시설투자에 투입하는 등 광산 재가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