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주식은 27% 올랐는데...왜 취업은 더 어려워졌을까’

글로벌이코노믹

‘주식은 27% 올랐는데...왜 취업은 더 어려워졌을까’

트럼프 관세 17% 폭탄에 일자리 80만 개 증발, 금리인하만 기다리는 시장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칠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은 관세 공세를 견딜 것이나 경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칠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은 관세 공세를 견딜 것이나 경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새로운 관세 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칠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은 지난 1일 금요일 이른 거래에서 하락세로 출발하며, 역사상 글로벌 시장에 가장 힘든 달 중 하나로 여겨지는 8월을 약하게 시작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지난 1(현지시각) 배런스는 "주식시장은 트럼프의 관세 공세를 견딜 것이나 경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한 보도를 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7일 발효되는 새로운 관세는 실제 관세율을 약 17%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밝혔다. 이는 지난해 3% 수준에서 크게 오른 것으로, 1930년대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과 영국, 일본 등 주요 교역국과 기본 합의를 체결한 상태여서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행정부 관리들은 중국과의 협상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시사했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다만 관세는 결국 미국 수입업체가 지불하고 미국 소비자에게 더 높은 가격으로 전가된다. 현재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는 경제가 주식시장보다 관세 충격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주식시장 상승세 지속, 기술주 실적 호조

실제로 주식시장은 관세 부담 증가에도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P 500 지수는 올해 4월 저점 대비 27% 이상 상승했으며,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 호조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S&P 500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한 5400억 달러(750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플랫폼 등 주요 기술기업들은 모두 2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수혜를 위해 대규모 자본 지출 계획을 유지하거나 확대한다고 밝혔다.

찰루 차나나 삭소뱅크 최고투자전략가는 "엔비디아는 기술 투자 생태계의 중심에 있다""거의 모든 주요 플랫폼이 AI 관련 자본 지출을 늘리고 있어 오는 8월 말 엔비디아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 실물경제 둔화 심화, 제조업 고용 급감

관세 인상의 진짜 위험은 실물경제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현저히 낮아졌으며, 소비와 투자, 고용시장 지표가 모두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도 다시 오르고 있다.

한편 대통령 행정명령 세부사항에 따르면 각국은 오는 7일까지 상품을 운송 중에 두고 105일까지 미국에 도착시키면 새로운 높은 관세율을 피할 수 있다.

미국 노동통계청은 지난달 신규 일자리가 73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5월과 6월 고용 데이터도 258000개 하향 조정됐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제조업 일자리 113000개가 사라졌다. 공급관리협회(ISM)7월 제조업 활동 지표는 9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위축됐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가 지난 4일 발표한 기업 구조조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감원 규모는 전월 대비 29% 증가한 62000명을 넘어섰다. 올해 누적 감원 규모는 806000명으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국제경제학자는 "소비자 지출과 기업 추진력이 2분기에 둔화됐다""소비자 이야기가 경제 전망에 매우 중요한데, 이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70%를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나이틀리는 "관세가 가계 구매력에 미칠 가격 영향에 대한 불안감, 일자리 전망에 대한 우려, 자산 가격과 가계 자산의 큰 변동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경기 둔화 요인으로 꼽았다. 이런 요인들이 취약한 고용시장과 함께 올해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덧붙였다.

◇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급상승

악화되는 고용지표와 경제 둔화 우려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80%로 제시했다.

스티븐 브라운 캐피털 이코노믹스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회피를 위한 일시적 수입 급증이 3분기 GDP를 크게 끌어내릴 것"이라며 "올해 42일 관세 발표 이후 1분기와 같은 양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 17월 고용 보고서 발표와 미셸 보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들의 금리 인하 논리 제시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글렌 스미스 GDS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실적 발표 시즌이 대부분 끝난 상황에서 시장의 다음 관심사는 8월 잭슨홀 연설"이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선택한다면 가을 금리 인하를 위해 시장을 준비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