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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든 진짜 골드러시...AI 붐에 금·은 투자 '지금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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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든 진짜 골드러시...AI 붐에 금·은 투자 '지금이 기회'

은 산업 수요 6억8050만 온스 사상 최대 기록...중앙은행들 3년 연속 금 1000톤 매집
모든 AI 데이터센터,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서버 스택이 전도성과 안정성 때문에 금과 은에 대한 의존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이미지 확대보기
모든 AI 데이터센터,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서버 스택이 전도성과 안정성 때문에 금과 은에 대한 의존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전 세계 산업계를 변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와 연동된 귀금속 시장의 급성장이 주목받고 있다. 월가 투자자 안나 소콜리두는 지난 1일(현지 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AI 혁명으로 금과 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귀금속 투자의 새로운 동력을 제시했다.

소콜리두는 이번 보고서에서 AI 기술 확산이 귀금속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산업 수요와 투자 수요 두 측면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그는 "모든 AI 데이터센터,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서버 스택은 귀금속에 의존한다"면서 "안전성과 전도성 측면에서 금과 은은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AI 기술 확산, 은 산업수요 4년 연속 최고치 경신


은 시장의 경우 AI 관련 산업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콜리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은 산업수요는 전년보다 4% 증가한 6억8050만 온스를 기록해 4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의 주요 사용처는 반도체,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전기차 생산 등이다. 소콜리두는 "전기차 한 대당 50g의 은이 필요하다"면서 "고전력 부품의 은-팔라듐 다층 세라믹 커패시터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은은 표준 온도에서 모든 금속 중에서 전기 저항이 가장 낮아 많은 전자 응용 분야에서 필수 구성 요소"라고 덧붙였다.

공급 측면에서는 근본적으로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소콜리두는 "은은 때때로 그 자체로 추출되지만 대부분 구리·납·아연과 같은 다른 금속의 부산물로 채굴된다"면서 "수요가 증가해도 공급은 수요 증가를 즉시 충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채굴량이 감소했으며, 업계 분석가들은 2026년까지 근본 적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금은 AI를 구동하는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수다. 이런 전자장치에는 메모리 칩, 센서, 프로세서가 포함된다. 소콜리두는 "우수한 전도성 덕분에 금은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이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고 전송할 수 있다"면서 "금은 부식되지 않아 전자 부품의 수명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 중앙은행 금 매입 러시, 화폐 인쇄 증가 우려


금 시장에서는 중앙은행들의 매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소콜리두에 따르면 2024년 중앙은행들은 3년 연속 1000톤 이상의 금을 매입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중앙은행이 금의 순매도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변화"라고 평가했다.

시장 분석가 피터 시프는 AI 붐의 이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소콜리두 보고서에 인용된 시프의 견해에 따르면 "AI 붐에는 많은 지출이 필요하며,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적절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그중 상당 부분이 정부 덕분"이라면서 "연준과 전 세계 다른 중앙은행의 화폐 인쇄는 AI 혁명에 자금을 조달하려고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의 국가부채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소콜리두는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연준은 대차대조표에 4조 달러(약 5558조 원) 이상을 추가했다"면서 "AI 혁명은 필요한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지출 때문에 훨씬 더 높은 부채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프는 "법정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 덕분에 금은 대항 수단에 의존하지 않아서 유일한 실물자산인 것 같다"면서 "이는 안정성과 관련이 있으며 법정 화폐의 평가절하에 대한 헤지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 귀금속 가치평가 "주식보다 저평가 상태"


현재 귀금속의 가치평가를 놓고 비교해 보면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콜리두는 "미국 주식 시가총액 대비 금 시가총액 비율은 현재 중앙값에 가깝지만 1930~1940년대, 1980년, 2011년에 이른 최고치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면서 "금이 저렴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원자재 전반의 상황도 비슷하다. S&P GSCI 원자재 지수와 S&P 500 지수의 비율은 2020년 4월 역사상 저점에서 간신히 회복됐으나, 여전히 장기 중앙값인 3.93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금 대 은 비율은 90 근처에 머물러 있어 은이 금보다 약간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된다.

흥미롭게도 금과 은에 대한 산업수요를 창출하는 AI 시스템은 시장 참여자가 금과 은을 거래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소콜리두는 "AI 플랫폼은 소셜미디어를 스캔하고 중앙은행의 프로토콜을 분석하며, 다양한 자산을 사고파는 데 몇 초가 걸린다"면서 "이는 변동성으로 이어지고, 은은 시장이 훨씬 작기 때문에 특히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소콜리두는 다만 하방 위험 요인도 언급했다. 그는 "닷컴 버블 당시와 마찬가지로 투기꾼들이 모두 금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자산을 무시한 채 첨단 기술주를 매수하려고 서두르고 있다"면서 "연준이 가까운 장래에 경제 위기를 피할 수 있다면 특히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경고했다.

지정학적 안정성도 변수다. 소콜리두는 "무역 긴장과 중동,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분쟁을 포함한 상당한 지정학적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