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214급 신조·성능개량·현지생산 내세워…KAI, MUM-T 드론 및 현대 군용차량까지 총력전

보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한국이 운용 중인 214급(손원일급) 잠수함 9척 가운데 3척을 건조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스에 214급 잠수함 신규 건조와 기존 함대의 성능개량, 현지 조선소에서의 공동생산을 제안했다.
214급 잠수함은 독일 HDW사가 개발한 디젤 잠수함으로, 그리스가 2000년대 초 3척을 최초 도입했으나 각종 결함으로 인수를 거부하다가 2010년 4척을 인수했다. 그리스는 현재 214급 잠수함 4척만 운용하고 있으며, 새로운 건조 계약은 없는 상태다.
그리스 국방 관계자들은 한국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며, 현지 방위산업이 최소 25% 참여하는 조건으로 그리스 조선소에서의 공동생산과 잠수함 업그레이드 방안에 대한 자세한 제안을 요청했다고 전해졌다.
KAI는 2025년부터 2028년까지 FA-50을 시험대로 최대 4대의 다목적 소형 무인기(AAP) 플랫폼을 동시 제어하는 기술 시연을 진행할 예정이며, 2037년까지 KF-21에 MUM-T 기술을 이식하는 3단계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최종 단계에서는 KF-21 한 대가 무인 전투기 4대를 제어하고, 각 무인 전투기가 다시 다목적 소형 무인기 4대씩을 통제하는 체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세 번째 제안은 그리스 군대가 사용하는 노후화된 함대를 대체하기 위한 군용차량 공급 및 공동생산이다. 그리스 측은 예산이 허락한다면 이러한 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알려졌다.
이번 제안은 한국이 앞으로 몇 년간 유럽의 8000억 유로 규모 재무장 프로그램에서 발판을 마련하려는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유럽연합은 지난 3월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이 발표한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을 통해 2030년까지 최대 8000억 유로를 방위산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그리스는 6·25전쟁 당시 4992명을 파병해 192명이 전사하는 등 한국과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2022년 9월에는 한국과 방위산업 및 군수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그리스 당국은 이번 제안이 장기 군비 계획과 일치한다며 더 높은 수준에서 추가 논의를 촉구했다고 전해졌다.
유럽의 방산 현지화 요구가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 방산업체들은 유럽산 무기 비중을 현재 20%에서 50%로 확대하려는 EU 정책에 대응해 현지 생산 시설 구축과 기술 협력을 통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