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나노 공정 테슬라 AI칩·애플 이미지센서 생산...10월 테일러공장 가동
멕쿼리, 목표가 9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
멕쿼리, 목표가 9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

지난 10일(현지시각) wccftech 보도에 따르면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테슬라와 23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을 맺은 뒤 애플과도 텍사스주에서 이미지센서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규모는 처음 370억 달러(약 51조 원)에서 500억 달러(약 69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테슬라·애플과 잇단 대형 계약으로 미국 투자 늘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공시를 통해 "글로벌 대형기업과 약 23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삼성의 텍사스 대형 신공장은 테슬라 차세대 AI6 칩 생산에 힘쓸 것"이라며 계약 사실을 공개했다.
계약 기간은 2033년 12월 31일까지로,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미터 공정을 써서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맥쿼리는 이 계약으로 해마다 약 2조9000억 원의 매출이 나고, 최대 매출은 한 해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이어 애플도 지난 7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애플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삼성과 손잡고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쓰이는 혁신적인 새로운 칩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칩을 차세대 아이폰 같은 기기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로 보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이날 백악관을 찾아 "앞으로 4년간 미국 투자 규모를 6000억 달러(약 833조 원)로 늘리고 새로운 미국 제조 프로그램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쿡 최고경영자는 "여기에는 미국 전역의 10개 회사와 새로 맺거나 늘린 협력이 들어간다"며 "이들 회사에서 전 세계에 파는 애플 제품에 쓰이는 부품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 TSMC 쫓기 위한 첨단 공정 및 패키징 시설 키워
삼성전자의 이번 미국 투자 늘리기는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 경쟁에서 앞서려는 전략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특히 최첨단 2나노미터 생산 라인과 전용 첨단 패키징 시설 개발에 투자를 늘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wccftech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주요 계약을 맺은 뒤 미국에 최대 70억 달러(약 9조7000억 원) 규모의 첨단 패키징 시설을 짓는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삼성전자가 미국 칩 산업 투자를 늘리며 첨단 패키징 시설 세우기를 통해 TSMC와 경쟁에서 앞서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투자는 한국이 미국과 관세 협정 체결에 힘을 발휘하고 삼성을 TSMC와 같은 위치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또 삼성전자가 비슷한 공장을 세우면 미국에서 경쟁력 있는 자리에 서게 되며, 미국 내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을 수 있어 대만 거대 기업과는 다른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wccftech는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내 주력 시설인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은 몇 년을 기다린 끝에 10월까지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가동을 시작한 오스틴 공장과 함께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TSMC 다음으로 큰 칩 제조업체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반도체 공급계약을 맺은 것은 파운드리 사업의 2나노미터 세대 칩 생산이 되살아났음을 뜻한다"며 "이번 계약은 삼성의 파운드리 매출을 해마다 10%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맥쿼리는 삼성전자 주식 등급을 '중립'에서 '아웃퍼폼'으로 올리고 목표가를 9만5000원으로 높였다고 발표했다.
이번 수주는 계속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어온 삼성전자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의 실적 되살리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테슬라와 애플 같은 품질 기준이 까다로운 고객사와의 협업으로 믿음을 얻으면서 추가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