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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창업판도 뒤집는다...미국 '평범한 창업'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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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창업판도 뒤집는다...미국 '평범한 창업' 확산

미국인 62% 창업 희망하지만 9%만 실행...AI가 기술 격차 해소로 창업 문턱 대폭 낮춘다
AI로 소자본 세계 진출 가능, 일반인도 AI로 억만장자 꿈꿔
AI가 일반인들이 겪는 기술 복잡성, 선행 자본의 필요성, 경제 불확실성,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창업이 크게 늘고 있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AI가 일반인들이 겪는 기술 복잡성, 선행 자본의 필요성, 경제 불확실성,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창업이 크게 늘고 있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인공지능(AI)이 미국 전역에서 전에 없던 규모의 창업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1(현지시각) 워싱턴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AI 기술이 기존 창업의 진입 문턱을 대폭 낮춰 일반인도 손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타임스는 "AI는 기술을 민주화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소수의 실리콘밸리 유니콘뿐만 아니라 전에 없던 규모의 창업 혁명을 일으킬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인의 62%가 창업가가 되기를 원하지만 실제로 창업에 나선 사람은 9%에 그친다. 기술 복잡성, 선행 자본의 필요성, 경제 불확실성,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의 문턱이 대부분 사람에게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로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3'AI 청사진(AI Action Plan)'을 발표하며 AI 수출 확대와 환경규제 완화를 핵심으로 한 대규모 정책 전환을 선언했다. 이 계획에는 90여개 정책 권고안이 담겨 있으며, 미국산 AI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동맹국 수출 확대, AI 산업 활성화를 위한 주별 규제 일원화,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환경규제 완화 등이 포함됐다.

AI, 프로그래밍 전문지식 없어도 창업 가능하게 해


AI가 창업 환경을 바꾸는 첫 번째 요인은 기술 격차 제거다. 기존에는 기술 및 스타트업 구축과 투자가 해안 도시에 집중돼 있었고, 전문 프로그래밍 기술이 필요해 대부분 미국인이 소외됐다.

하지만 현재는 도메인 지식은 있지만, 기술 배경이 없는 사람들도 자신의 전문성을 반영한 AI 사업을 만들 수 있게 됐다. 30년 와인 경험을 가진 소믈리에가 단 한 줄 코드도 작성하지 않고 AI 기반 시음 서비스를 구축하고, 영양에 중점을 둔 간호사가 대규모로 맞춤형 웰니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람-AI 파트너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기술 능력이 아니라 사람의 전문 지식과 관계 자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지원 미래에 성공하는 창업가는 기술을 사용해 사람 연결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창업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사업 검증 속도 엄청나게 단축


AI가 가져오는 두 번째 변화는 사업 테스트와 시장 검증의 엄청난 속도 향상이다. 창업가가 직면하는 가장 큰 위험은 고객 반응을 알지 못한 채 아이디어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AI 도구를 활용하면 빠른 실험이 가능해져 창업가가 실제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몇 달 또는 몇 년이 아닌 며칠 만에 사업을 개선할 수 있다. 이런 속도는 창업의 재정, 정서 비용을 모두 줄여준다.

한 데이트 코치는 AI를 사용해 더 많은 사람이 사랑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고객과 소통하면서 이별을 헤쳐나가는 사람들로부터 더 크고 구체적인 수요를 빠르게 발견해 실패할 수 있는 사업을 잠재력 있는 관행으로 전환한 사례가 보고됐다.

◇ 글로벌 진출 문턱 완전 해소


세 번째 변화는 인터넷이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해외 진출에 대한 마지막 문턱을 지우는 것이다. 실시간 번역은 언어 문턱을 없애고, 24시간 채팅 에이전트는 창업가가 가장 중요하고 창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글로벌 접근성을 통해 틈새 기업도 지속 가능성을 이루기 위해 전 세계 충분한 고객과 연결할 수 있으며, 이전에는 실행 불가능했던 틈새 아이디어를 번창하는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무 관리 전문가가 오랫동안 쌓은 견적 작성 노하우를 AI에 학습시켜서, 전 세계 나무 관리업체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견적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 있다. AI는 창업가의 지식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언어, 환경 차이에 따라 서비스를 현지화할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AI가 미국인에게 제공하는 진정한 변화가 수십억 달러 규모 유니콘 기업을 몇 개 더 만드는 데서 비롯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AI 기술로 인해 앞으로는 수십억 달러짜리 대기업 몇 개를 만드는 것보다,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는 수백만 달러 규모의 중소 사업을 많이 만드는 방향으로 창업 패턴이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서는 미국이 모든 사람이 AI 도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AI 활용 능력과 창업 사고를 결합한 교육에 투자하고 실험을 장려하는 지원 정책 틀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된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상무부와 국무부가 민간 기업과 협력해 "AI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 표준이 포함한 '완전한 AI 기술 종합세트'를 동맹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AMD 같은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메타 등 주요 AI 모델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AI 지원 경제 참여 여부가 미국의 세계 경쟁력뿐만 아니라 일반 미국인들의 경제 기회 확대에도 결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국가 AI 전략의 성공 여부는 궁극적으로 미국의 세계 경쟁력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일반 미국인이 AI 지원 경제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따라 측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