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수입 반도체에 300% 관세" 예고…AI·방산에 직격탄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수입 반도체에 300% 관세" 예고…AI·방산에 직격탄

고율 관세 폭탄, 글로벌 공급망 흔든다…엔비디아·TSMC·삼성도 긴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에어포스원에서 "수입 반도체에 관세가 200%, 300%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밝혀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블룸버그와 테키디아 등은 지난 17일(현지시각) 트럼프가 철강, 칩, 의약품 등을 포함한 무역 조치 패키지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2018년 철강·알루미늄 관세 전쟁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카드는 1999달러(270만 원)에서 관세가 적용되면 6000달러(830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IT 매체와 증권가에서는 "차세대 그래픽카드 RTX 5090이 최소 2600달러(360만 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2018년과 달라진 공급망…제조사도, 소비자도 비용 부담 커져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당시 일부 철강업체는 생산을 늘렸지만, 자동차·건설·기계 업계는 가격 부담에 시달렸다. 유럽연합과 캐나다, 멕시코 등 동맹국들도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겨 농산물·버번 등 수출 품목까지 피해가 번졌다.

이제 반도체가 대상이 되면 상황은 훨씬 복잡하다. 반도체는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 네덜란드 ASML 등 해외 업체에 크게 의존한다. 미국 인텔조차 첨단 칩 대부분을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내 단기 생산 확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AI·방위…관세 효과 산업 곳곳 확산


고율 관세가 실제 적용되면 엔비디아, AMD 같은 AI 반도체 업체와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 AI 스타트업도 제품 가격 인상과 물량 확보에 더 어려움을 겪게 된다. 글로벌 관세 충격은 한국 반도체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 반도체 수출은 전체의 약 20%, 190조 원에 이른다.

"불확실성 세금"…공급망 흔들리고 글로벌 갈등 커진다


업계와 금융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와 정치 메시지를 동시에 노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공급망 불안과 비용 폭등, 동맹국과의 무역 갈등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의 한 무역 전문가도 "국제 무역 갈등과 공급망 재편, 제품 가격 인상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관세 위협은 글로벌 시장의 큰 변수로 부상했다. 앞으로 실제 관세 시행과 기업·국가의 대응이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되고 있다.

◇ 한국은 어떻게


한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라디오 방송 및 공식 발언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반도체 100% 관세 부과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한국이 '최혜국 대우'를 적용받기로 했으며, 유럽·일본과 마찬가지로 15% 수준의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이 높은 관세를 전면 적용할 경우 예외를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통상 관계자의 발언은 현재 중요한 지점이지만, 완전한 면제·예외의 확정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