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음주율 54%로 ‘뚝, 86년 만에 최저'…젊은층·여성 '술 끊기' 급증
"갤럽조사 충격 결과…"젊은층 19%P·여성 11%P 급감…'알코올=암 유발' 인식 고조
"갤럽조사 충격 결과…"젊은층 19%P·여성 11%P 급감…'알코올=암 유발' 인식 고조

갤럽은 지난달 7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전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한 '해마다 소비 습관 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58%, 2023년 62%, 2022년 67%에서 계속 줄어든 수치다. 또한, 1958년에 기록한 종전 가장 낮은 수치 55%보다 1%포인트 낮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갤럽은 1939년부터 미국인 알코올 소비를 조사해 왔다. 과도한 음주는 뇌 손상과 조기 사망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사람들이 술 대신 기분을 바꾸는 다른 물질, 특히 현재 미국 절반 주에서 합법화한 마리화나로 바꿔가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젊은층과 여성층에서 음주율 크게 줄어
성별로는 여성의 음주율이 더 크게 줄었다. 2023년 뒤 여성 음주율은 11%포인트 줄어든 51%를 기록한 반면, 남성은 5%포인트 줄어든 57%를 보였다. 정치 성향별로는 공화당원의 음주율이 2023년부터 올해까지 19%포인트 급격히 줄었다. 같은 기간 무소속은 6%포인트, 민주당원은 3%포인트 줄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하루 1~2잔의 적당한 음주도 건강에 나쁘다고 답했다. 이는 2023년 39%에서 14%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갤럽이 2001년부터 이 질문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절반 이상이 적당한 음주의 해로움을 인정했다. 반면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좋다고 답한 비율은 6%에 불과했다.
◇ 의료계 알코올 위험성 경고와 정책 바뀜 영향
이번 조사는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심장학회 등이 지난 14일 새로 내놓은 혈압 지침에서 알코올 섭취를 줄이거나 없애라고 권한 시점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해당 지침은 "건강한 체중 유지, 나트륨 섭취 줄이기, 적당한 몸 활동, 스트레스 관리와 함께 알코올 섭취를 줄이거나 없애는 것이 혈압 올라가는 것과 고혈압을 막고 치료하는 데 강하게 권해진다"고 밝혔다.
2017년 내놓은 이전 지침에서는 여성은 하루 1잔 이하, 남성은 하루 2잔 이하로 제한하되 음주를 허용했던 것과 다르다. 비벡 머시 전 보건부장관은 지난 1월 알코올 음료에 암 발병 위험을 경고하는 새 라벨을 붙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1988년에 만든 현행 라벨은 임산부 음주 경고와 운전·기계 조작 능력 손상 경고만을 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3년 어떤 수준의 알코올 소비도 건강에 안전하지 않다고 선언했고, 미국 보건부장관실은 올해 초 알코올이 미국에서 막을 수 있는 암 발병 원인 3위라고 발표했다. 갤럽의 리디아 사드 미국 사회연구 담당 이사는 "의학 연구 결과가 바뀌었다"며 "과거 적당한 음주가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여겨졌지만, 현재는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 위험을 높인다는 압도적 증거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조차 음주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 음주자 중 지난 24시간 안에 술을 마셨다는 응답은 24%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일주일 이상 금주했다는 응답은 40%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 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4%포인트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