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해군, 中 견제용 드론함대 개발 차질…충돌 사고·계약 중단에 ‘삐걱’

글로벌이코노믹

美 해군, 中 견제용 드론함대 개발 차질…충돌 사고·계약 중단에 ‘삐걱’

미 해군 소속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인 듀이함이 지난 2017년 5월 6일(현지시각) 남중국해를 항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 해군 소속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인 듀이함이 지난 2017년 5월 6일(현지시각) 남중국해를 항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해군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 중인 자율 무인 수상정(드론 보트) 함대 개발이 잇따른 시험 실패와 계약 중단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확보한 영상에 따르면 지난달 캘리포니아 연안에서 열린 미 해군 시험 도중 한 척의 드론 보트가 갑자기 멈춰 서자 다른 드론이 이를 들이받아 선체 위로 넘어갔다가 바다로 추락했다.

이 선박은 방산업체 새로닉과 블랙시 테크놀로지가 각각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또 다른 시험에서는 블랙시 드론을 예인하던 지원정이 갑작스러운 가속으로 전복되면서 선장이 바다에 빠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구조 후 건강에 이상은 없었으나 소프트웨어 오류와 인적 실수의 복합적 요인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고가 이어지자 미 국방부 산하 국방혁신단(DIU)은 자율운항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던 L3해리스와의 약 2000만달러(약 2조7400억원) 규모 계약을 무기한 중단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군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보여준 효과에 주목해 ‘리플리케이터(Replicator)’ 프로그램을 통해 공중·해상 무인기 수천 대를 도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드론 전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지난달 통과된 ‘빅 뷰티풀 법안(Big Beautiful Bill)’에 해상 자율 시스템 예산 50억달러(약 6조8500억원)를 반영했다.

그러나 해군의 핵심 무인전력 조달 부서인 ‘무인·소형전투함 프로그램실(PEO USC)’은 잇단 문제로 최근 감사 대상에 올랐고 지휘관인 케빈 스미스 소장이 해임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브라이언 클라크 허드슨연구소 연구원은 “해군은 아직 신기술의 한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며 “작전 개념 자체를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무인함대 구상은 여전히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전통적으로 대형 전투함 위주였던 미 해군의 체질을 단기간에 바꾸기에는 큰 저항과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