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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조롱 광고', 삼성·애플의 법적 경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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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조롱 광고', 삼성·애플의 법적 경고 불렀다

아이폰 카메라 '귀엽다' 조롱…프리미엄 시장 정조준
삼성·애플 "브랜드 폄하 용납 못 해" 광고 중단 요구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샤오미가 삼성전자와 애플을 겨냥한 비교 광고를 게시해 법적 분쟁에 휩싸였다. 샤오미는 광고에서 아이폰 카메라를 '귀엽다'고 조롱하는 등 수위를 높였고, 이에 삼성전자와 애플은 브랜드 폄하라며 광고 중단을 요구하는 법적 경고를 보냈다. 사진=샤오미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샤오미가 삼성전자와 애플을 겨냥한 비교 광고를 게시해 법적 분쟁에 휩싸였다. 샤오미는 광고에서 아이폰 카메라를 '귀엽다'고 조롱하는 등 수위를 높였고, 이에 삼성전자와 애플은 "브랜드 폄하"라며 광고 중단을 요구하는 법적 경고를 보냈다. 사진=샤오미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 점유율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중국 샤오미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력 제품을 직접 깎아내리는 비교 광고를 대대적으로 펼치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광고 중단을 요구하는 법적 경고(cease-and-desist notice) 서한을 보내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점유율 확대를 위한 샤오미의 도발적 마케팅이 세계 IT 기업 사이의 법적 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샘모바일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도 넘은 비교 광고…"아이폰 카메라 귀엽다" 조롱

샤오미는 최근 인도 인쇄 매체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 TV, 애플 아이폰을 자사 제품과 비교하며 성능 우위를 주장하는 광고를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아이폰 16 프로 맥스를 겨냥해 "정말 최고인가?"라고 도발하는 문구와 함께 샤오미 15 울트라의 가격과 사양 차이를 부각하는 전면 광고를 실었다. 이 광고는 아이폰 카메라를 '귀엽다(깜찍)'고 표현하는 등 경쟁 제품을 노골적으로 비꼬았다. 일부 광고는 샤오미 제품이 삼성전자 제품보다 한발 앞선 "미래 지향적" 제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프리미엄 시장 95% 장악한 삼성·애플 "좌시 않겠다"
이에 삼성전자와 애플은 해당 광고가 자사 제품 가치를 부당하게 깎아내린다며 샤오미 측에 법적 경고 서한을 보냈다. 두 회사는 "사실에 바탕을 둔 비교는 허용하지만, 경쟁사를 직접 거론하며 조롱하고 상품을 폄하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도는 두 회사에 매우 중요한 거점이다. 특히 5만 루피(약 78만 원)가 넘는 프리미엄 시장은 두 회사가 95%를 점유하고 있어, 실속형 모델에 주력해 온 샤오미가 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업계에서 경쟁사 제품을 겨냥한 비교 광고가 드문 일은 아니다. 삼성전자 역시 과거 광고에서 아이폰의 단점을 지적하며 자사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의 혁신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경쟁사 이름을 직접 드러내지 않고 디자인이나 기능 위주로 '간접 비교'에 머무는 등 암묵적인 선을 지키려 애쓴 반면, 샤오미의 이번 광고는 도가 지나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인도 법률에 따르면 비교 광고 자체는 허용되지만, 경쟁 브랜드를 직접 깎아내려 명성을 훼손하면 법적 분쟁의 소지가 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