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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해초로 만든 ‘지방 스펀지’ 등장…비만 치료 새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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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해초로 만든 ‘지방 스펀지’ 등장…비만 치료 새 시대 열리나

장내 지방 포획 기술 개발…녹차 폴리페놀+비타민 E로 흡수 차단
동물 실험서 체중 17% 감소…기존 약물 부작용 없어 안전성 입증
FDA 승인 소재로 대량 생산 추진…인체 임상 시험 내년 결과 공개 예정
중국 쓰촨대 연구자들은 장에서 지방 흡수를 차단하는 식물성 마이크로비드를 개발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쓰촨대 연구자들은 장에서 지방 흡수를 차단하는 식물성 마이크로비드를 개발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녹차와 해초로 만든 '지방 스펀지'가 비만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쓰촨대 연구진이 장내에서 지방 흡수를 차단하는 식물성 마이크로비드를 개발했다고 과학 전문매체 사이테크데일리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오는 2025년 가을 열리는 미국화학회(ACS) 디지털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부작용 없는 새로운 체중 감량 솔루션


기존 체중 감량법은 위험 부담이 컸다. 위 우회 수술은 침습적이고, 지방 흡수 억제제인 올리스타트 같은 약물은 간이나 신장 손상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쓰촨대 웨 우 연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비드는 이러한 부작용 없이 지방 흡수를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이테크데일리에 따르면 웨 우는 "우리 마이크로비드는 장에 직접 작용해 지방 흡수를 막는 비침습적이고 순한 방식"이라며 "사람들의 평소 식습관에 맞추기 위해 사용하기 쉬운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녹차와 해초의 '지방 포획' 능력


이 마이크로비드의 핵심 성분은 녹차 폴리페놀과 비타민 E다. 이 두 성분이 화학적으로 결합해 지방을 달라붙게 하는 핵을 만들고, 해초에서 추출한 천연 고분자가 이를 코팅해 위산으로부터 보호한다.

섭취 후 마이크로비드는 장으로 이동해 코팅이 팽창하고, 내부에 있던 성분이 부분적으로 소화된 지방을 포획해 몸 밖으로 배출되게 한다.

연구진은 이 마이크로비드를 식단에 쉽게 추가할 수 있도록 타피오카나 버블티에 들어가는 보바처럼 작고 둥근 형태로 만들었다. 맛이 거의 없어 음료나 디저트에 첨가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동물 실험, 놀라운 체중 감량 효과 확인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비드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쥐를 대상으로 30일간 실험을 진행했다. 세 그룹 중 고지방 사료와 마이크로비드를 함께 섭취한 쥐들은 올리스타트를 투여한 그룹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방을 배출하면서도 올리스타트에서 발견된 위장관 부작용은 전혀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이 입증됐다.

연구팀은 모든 재료가 식품 등급으로 FDA 승인을 받았으며,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고 전했다. 현재 쓰촨대 병원과 협력해 2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인체 임상 시험을 시작했으며, 내년 중 예비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