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 구글이 미국 법무부와의 반독점 소송에서 경쟁사를 배제하는 조건부 계약의 체결이 금지되는 판결을 받으면서 오픈AI, 퍼플렉시티 등 인공지능(AI) 업계 경쟁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아밋 메타 미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구글에 대해 애플 등과의 독점 계약을 금지하고 일부 검색 데이터를 경쟁사에 공유하도록 명령했다고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20년 법무부가 구글의 검색 엔진 독점 행위를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한 지 약 5년 만에 나온 것이다.
◇ 구글, 최악은 피했지만 제약 불가피
이 판결에 따라 구글은 애플 아이폰의 기본 검색엔진 지위를 독점적으로 확보할 수 없게 됐지만 기본 검색 위치 확보를 위한 금전 지급은 계속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이 2022년 애플에 지급한 금액은 약 200억 달러(약 27조 원)로 이는 애플 서비스 매출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 AI 경쟁사와 애플, 최대 수혜자
이번 판결로 애플은 구글로부터 막대한 검색 엔진 기본 설정 비용을 계속 받을 수 있게 됐고, 향후 구글과의 제미니 AI 협력 확대 가능성도 커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오픈AI와 퍼플렉시티는 아이폰에 검색 서비스가 추가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퍼플렉시티는 최근 애플의 인수 대상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으며 구글의 일부 검색 데이터 공유 의무도 경쟁사 AI 검색 서비스 강화에 활용될 수 있다.
◇ 콘텐츠 업계는 우려
반면 온라인 콘텐츠 업체들은 구글이 크롬과 안드로이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검색 광고 시장 지배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출판업계 단체는 “AI 학습 데이터에서 제외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치가 빠져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글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예정이며 항소심 및 후속 절차로 소송이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