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인텔과 차세대 초미세공정 주도권 경쟁 격화…대당 5000억 원 첨단 장비 투자

◇ 2nm GAA 공정 완성도 높이려는 전략 투자
삼성전자는 지난 3월 화성캠퍼스에 ASML의 하이-NA EUV 장비인 'EXE:5000'을 국내에서 처음 들여온 데 이어 추가 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당 가격이 약 5000억 원에 이르는 이 고가 장비는 기존 EUV 장비 가격인 약 2000억 원대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하이-NA EUV 장비는 렌즈 개구수(NA)를 기존 0.33에서 0.55로 끌어올려 기존 EUV 장비보다 1.7배 더 작고, 2.9배 더 조밀한 회로를 그릴 수 있다. 이를 통해 2nm 이하 초미세 회로 구현이 가능하며, 반도체 제조 수율을 높이고 결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은 취임 후 직원들에게 "GAA 공정 전환을 가장 먼저 이뤘지만, 상용화에는 여전히 많은 단점이 있다"고 밝히며, 2nm 이하 공정에서 기술 완성도를 높일 필요성을 강조했다.
◇ 세계 반도체 기업들 사이 치열한 장비 확보 경쟁
현재 하이-NA EUV 장비를 둘러싼 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인텔이 공동투자 프로그램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많은 재원을 투입한 결과, EXE:5200 6대를 우선 공급받아 가장 먼저 2nm 공정 양산에 가까워졌다.
TSMC도 3억5000만 유로(약 5600억 원)에 이르는 차세대 EUV 장비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SK하이닉스는 최근 하이-NA EUV 장비를 경기 이천 M16 공장에 들여와 메모리 업계에서 처음으로 양산 공장에 설치했다고 발표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삼성의 2nm 시험생산 수율은 30~50% 수준으로, 60% 이상의 안정된 수율을 보이는 TSMC에 비해 상당히 낮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하이-NA EUV 장비 추가 도입을 통해 수율 개선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ASML은 2025년부터 양산용 하이-NA EUV 장비인 'EXE:5200B'의 본격 공급을 시작할 예정 이라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2nm 이하 공정을 놓고 벌어지는 세계 반도체 기업들 사이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