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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국채금리 · 금값 "이상 발작" 뉴욕증시 비트코인 급락 5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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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국채금리 · 금값 "이상 발작" 뉴욕증시 비트코인 급락 5가지 이유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국채금리도 발작"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겸 주필 /경제학 박사이미지 확대보기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겸 주필 /경제학 박사
[김대호 진단] 국채금리 · 금값 "이상 발작" 뉴욕증시 비트코인 급락 5가지 이유

포트녹스 금괴/ 사진= 미국 재무부이미지 확대보기
포트녹스 금괴/ 사진= 미국 재무부


뉴욕증시에서 국채금리 · 금값 등이 이상 발작현상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와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가상 암호화폐는 급락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오르고 금 등 안전자산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29일 기준 4.9280%로 7거래일 전보다 3.00bp(1bp=0.01%포인트), 연초보다는 14.8bp 올랐다.

주요 국별 국채금리 발작요인.사진=김대호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국별 국채금리 발작요인.사진=김대호 기자

미국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에 단기물 금리가 내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정 우려와 인플레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장기국채 금리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은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다. 장기 국채 금리 금등의 주된 원인으로는 관세전쟁으로 대변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 순응하지 않는 연준 이사진을 충성파로 갈아치우려 드는 등 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행보가 꼽힌다. 트럼프의 연준 압박이 결국 미국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낮춰 미국 국채 매도, 달러 약세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국내외 증권가 분위기를 전했다.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 가장 핵심적인 우려는 인플레이션의 고삐가 풀린다는 것이다. .

인플레는 경기침체와 자본유출 등 수많은 문제를 만든다. 즉 민간경제에 큰 고통이 가해진다"면서도 "평생 못 갚을 거대한 빚을 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인플레를 싫어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로 인한 문제가 현실로 다가온 미국 입장에선 정부 입맛대로 기준금리를 조절, 부채 부담을 덜어내려는 유혹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시세는 1일 기준 온스당 3,485.59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4월 22일 기록된 사상 최고치(3,487.94달러)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법원으로부터 대부분 불법 판결을 받으면서 재정 불확실성이 대두된 가운데 고점 부담도 주가를 짓눌렀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9.07포인트(0.55%) 밀린 45,295.8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4.72포인트(0.69%) 떨어진 6,415.54, 나스닥종합지수는 175.92포인트(0.82%) 밀린 21,279.63에 장을 마쳤다. 미국 법원은 지난달 29일 항소심에서 트럼프가 추진하는 관세에 대해 대부분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트럼프가 상호관세 등을 부여하는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이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주는 것은 아니라며 관세를 부과할 권한은 의회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소식은 재정 불확실성을 반영하면서 국채금리를 강하게 밀어 올렸다. 트럼프가 항소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확정되면 관세는 철폐되고 미국 정부는 관세로 벌어들인 돈을 되돌려줘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관세 수입을 예상하고 감세법(OBBBA)을 도입한 상태다. 관세가 철폐되면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수지 로드맵이 크게 어그러질 수 있다. 장기물 국채금리가 튀면서 주식 투자 심리도 냉각됐다. 안전자산인 장기물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주식의 매력도는 떨어진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도 재정 불안이 부각되고 일본 또한 정권 불안으로 장기물 금리가 상방 압력을 받았다. 국채금리 상승세가 글로벌 증시 약세로 이어졌다. 뉴욕증시가 지난 4월 저점부터 가파르게 반등하며 고점 부담이 커진 점도 하락세에 압력을 더했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은 브로드컴을 제외하면 모두 내림세다. 엔비디아와 애플, 아마존, 테슬라는 1% 이상 하락했다. 미국 식음료업체 펩시코는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인베스트먼트가 40억달러 규모의 지분을 취득하고 실적 개선 압박에 나서면서 주가가 장 중 6% 넘게 오르다 1%대 오름세로 마감했다. 미국 주류 제조업체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는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한 여파로 주가가 6.6% 밀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91.6%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1.05포인트(6.51%) 오른 17.17을 가리켰다.

미국은 물론 유럽의 장기 국채도 일제히 폭락하고 있다. 정부 부채 규모가 일제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독립성 및 장기 인플레이션 우려와 유럽은 정치 불안정과 네덜란드 연급 제도 개혁 여파가 겹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 30년물 국채는 런던 시장에서 6.8베이시스포인트(1bp=0.01%) 오른 4.986%를 기록했다. 기준 금리인 10년물 국채도 7bp 상승한 4.296%를 기록했다. 9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하락세를 보여온 2년물 국채 금리도 3.664%로 4bp 올랐다. 국채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유럽 주요 국가의 장기 국채 금리도 이 날 일제히 폭락했다. 영국의 30년 국채 수익률은 6베이시스포인트(1bp=0.01%) 상승한 5.697%에 달했다. 이는 1998년 이후 최고치이다. 프랑스 국채 수익률로 4.513%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독일의 국채 수익률은 3.41%로 유럽 재정위기 당시인 2011년 이후 최고치로 올라갔다. 9월과 10월에 유럽의 채권 발행은 1,000억 유로(약 163조원) 이상 계획돼 있다. 이 보다 더 큰 것은 유럽연합(EU)내 최대 규모인 네덜란드 연금 제도의 개혁에 따른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네덜란드 경제는 유로존 내에서 비중이 7%에 불과하지만 유로존 전체 연금 저축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유럽 채권 보유액은 약 3천억 유로(487조원)으로 EU내에서 가장 크다. 네덜란드는 연금 제도를 개혁하면서 소위 라이프사이클 투자로의 전환에 따라, 금리변동에 대한 노출 방식과 헤지 상품 비중을 재조정하는 방향으로 설계된다.

36개 펀드가 내년 1월 1일부터 새 시스템으로 전환되며 나머지 펀드도 2028년 1월까지 6개월마다 순차적으로 전환된다. 채권을 더 자주 재조정하도록 돼있어 금리 변동에는 더 자주 노출될 수 있으며 대량으로 헤지 포지션을 청산하는 시기에 채권 시장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덜란드 연금에 가장 노출이 큰 것은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국채로 추정된다. 몇 주 동안 30년 만기 유로 스와프의 미래 변동성 지표가 상승했다. ING 그룹의 전략가들은 이 변화가 부분적으로 네덜란드 연금제도 개편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프랑스는 이밖에도 지난 주 바이루 총리가 결정한 불신임 투표가 다움주에 실시될 경우 야당이 정부 지출 삭감에 반발하면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장기 국채 하락을 부채질했다. 영국은 재정 목표 달성을 위해 가을 예산에서 세금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하고 측근들로 연준을 채우려는 시도에 나서면서 중장기적으로 연준의 인플레이션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부터 장기 국채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