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김정은 퍼레이드 참석에 EU '당혹'… 트럼프 '일방주의'에 대응책 못 찾아
"유럽의 굴욕 시대 시작" 경고… '군사력·경제력' 부재, 외교적 지위 '추락' 우려
"유럽의 굴욕 시대 시작" 경고… '군사력·경제력' 부재, 외교적 지위 '추락' 우려

평론가들은 유럽이 19세기 식민지 시대에 중국이 겪었던 것과 유사한 '굴욕의 시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브뤼셀의 관료들은 긴 여름 방학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미국과의 "절망적으로 일방적인" 무역 협정과 시진핑 주석이 EU 정상회담 방문을 거부한 소식 등이었다. 이러한 혼란은 다른 국가들이 세계 권력 정치의 속도를 설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심화시켰다.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과 베이징의 군사 퍼레이드에는 시진핑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손을 잡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수년간 EU 지도자들은 EU가 지정학적 세력이 되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며칠, 몇 주 동안 미국과 중국은 그러한 주장이 실질적인 힘(군사력과 경제력)이 뒷받침될 때만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칼라스는 "유럽이 경제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우리의 군사력은 결코 충분히 강력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트럼프가 인도에 관세를 부과하고,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모디 인도 총리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등, 다른 강대국들은 '현실 정치'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벨기에 싱크탱크 에그몬트 연구소의 스벤 비스콥(Sven Biscop)은 "강대국 정치는 재치 있는 대화 때문에 초대를 받는 만찬 파티가 아니다"라며 "중요한 사람들은 결과를 도출하고 그것을 작동시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 때문에 정상회담에 초대된다"고 말했다.
EU는 현재 미국의 무역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ACI(강압 방지 도구)와 같은 강력한 무역 무기를 발동하지 못하고, 중국의 무역 위반 혐의를 처벌하겠다는 위협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칼라스는 "EU의 신뢰성이 위태롭고, 우리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지정학적 힘이 위태롭다"고 말했다.
한편, 칭화대학교의 다웨이 소장은 "많은 유럽 동료들은 여전히 미국이 과거의 정상적인 국가로 돌아가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들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의 외교적 접근 방식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다극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