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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완전자율주행’ 의미 변경…자율주행 약속 사실상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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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완전자율주행’ 의미 변경…자율주행 약속 사실상 포기

지난 2023년 2월 2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시니타스 도로에서 테슬라 모델3 차량이 완전자율주행(FSD) 베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주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3년 2월 2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시니타스 도로에서 테슬라 모델3 차량이 완전자율주행(FSD) 베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주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테슬라가 자사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의 정의를 변경하면서 그동안 강조해온 ‘운전자 개입 없는 명실상부한 의미의’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약속을 사실상 철회했다고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SD를 더 이상 ‘운전자 개입 없는 자율주행’으로 정의하지 않고 단순한 운전 보조 기능으로 의미를 낮췄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계속 지켜봐야 하는 고급 보조 기능으로 FSD의 위상을 하향 조정한 셈이다.

◇ 판매 명칭 변경과 약관 조항 추가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그동안 ‘Full Self-Driving Capability(FSD)’라는 이름으로 기능을 판매하면서 장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운전자 개입 없는 자율주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홍보해왔다.
그러나 현재는 ‘Full Self-Driving (Supervised)’라는 명칭으로만 판매하며 세부 약관에는 “차량은 자율주행 차량이 아니며 해당 기능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명시했다. 일렉트렉은 “이는 FSD가 더 이상 무감독 자율주행을 의미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 CEO 보상안에도 반영된 ‘재정의’


또 테슬라 이사회가 최근 제출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보상 패키지 문서에서도 FSD의 정의가 바뀌었다. 해당 문건은 FSD를 “특정 조건에서 자율 또는 유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고급 주행 시스템”으로 규정했다.

현재 운전자가 상시 감독해야 하는 현행 FSD도 이 정의에 포함될 수 있어 머스크가 약속했던 ‘완전 자율주행’이 실현되지 않아도 막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가격 정책 변화와 비판


FSD 가격 역시 초기에는 기능 향상에 따라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했지만 최근 몇 년간 오히려 가격을 인하했다.

지난 2023년 정점 대비 7000달러(약 971만원)가량 낮아졌으며 이는 판매 부진과 맞물려 진행된 가격 전략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렉트렉은 “현행 FSD는 사실상 고급 운전자 보조 시스템일 뿐이며 이는 거대한 미끼 상술 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