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 시설 장비 조달 어려워져…12월 31일부터 개별 라이선스 필요
전체 생산의 3%에 불과해 장기 영향 제한적…SK하이닉스가 최대 타격
전체 생산의 3%에 불과해 장기 영향 제한적…SK하이닉스가 최대 타격

12월 31일부터 시행되는 미국의 조치는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로 알려진 TSMC의 패스트 트랙 수출 특권을 취소했다. 이는 향후 대만 회사의 난징 제조 공장으로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선적하려면 개별 라이선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맥쿼리 그룹이 지난 2일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포괄적인 VEU 적용 범위가 없다면 TSMC의 칩 제조 장비 소싱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라이선스 승인이 지연되면 팹은 몇 달 안에 운영을 중단할 수 있는 부족 현상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TSMC의 VEU 지위 취소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유사한 조치에 이어 나온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칩 제조 장비 수출을 강화하려는 최근 노력의 일환이다.
그럼에도 난징 시설이 칩 제조업체의 전체 생산 능력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작기 때문에 미국 조치가 TSMC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리 분석가는 "TSMC의 난징 공장은 용량의 3%만 차지한다"며 "더 저렴한 가격의 16나노미터 및 28nm 칩을 제조하기 때문에 수익 기여도는 훨씬 더 낮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한국의 거대 메모리 칩 기업인 SK하이닉스는 DRAM 및 NAND 제품의 30%가 본토에서 생산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중국 면제 종료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리 분석가는 말했다.
맥쿼리 메모에 따르면 라이선스는 여전히 실행 가능할 수 있다. 칩 수출 통제를 담당하는 기관인 미국 산업안보국(BIS)이 최근 기존 운영을 유지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부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2022년 TSMC는 난징에 있는 Fab 16 공장의 16nm 및 28nm 생산 라인용 칩 제조 장비 수입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1년 면제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2021년에 28억 7,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2023년까지 팹의 생산 능력을 월 약 4만 개의 웨이퍼로 확장할 계획을 발표했다.
TSMC는 난징 외에도 상하이에 Fab 10으로 알려진 또 다른 중국 본토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반도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면제 철회가 TSMC뿐만 아니라 중국에 생산 기지를 둔 다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유사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분석가들은 TSMC가 이번 조치에 대응해 중국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대만, 일본,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의 생산 확대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지역별 재편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