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팹 가동 대비 용수 90% 재활용…'액체 배출 제로' 도전
사막 도시 물 안보 협력…지속가능한 반도체 생산 기반 마련
사막 도시 물 안보 협력…지속가능한 반도체 생산 기반 마련

5일(현지시각) 데이터센터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TSMC는 최근 애리조나 피닉스 북부 생산단지에 15에이커 규모의 산업 폐수 재활용 시설(IRWP)을 착공했다.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시설은 반도체 공정에서 나오는 폐수를 웨이퍼 세정에 필요한 깨끗한 물(초순수)로 정화해 공정에 다시 투입하는 역할을 맡는다.
◇ 90% 재활용 목표…현지 수질 맞춤형 공정 도입
초기 재활용률 85%를 시작으로 최종 90% 달성을 목표로 한다. 현재 TSMC의 자체 수자원 시설 효율이 65%인 점을 고려하면 기술적으로 크게 진일보한 것이다. 특히 피닉스 지역의 물은 대만과 달리 마그네슘과 칼슘 함량이 높아, TSMC는 현지 수질에 최적화된 맞춤형 처리 시스템을 도입한다. TSMC는 이 사업을 통해 공정에서 쓴 물 대부분을 재사용하는 '액체 배출 제로'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TSMC는 피닉스에 모두 3개의 팹을 짓고 있다. 1팹 외에 2팹은 최근 완공했고 3팹은 공사에 들어갔다. 3개 팹이 모두 가동됐을 때 하루에 필요한 물은 총 1720만 갤런으로 급증한다. 하지만 재활용 시설 덕분에 시에서 공급받아야 하는 물의 양은 약 420만 갤런으로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대규모 물 재활용 시설이 TSMC 애리조나 공장의 운영을 좌우할 핵심 기반 시설이다. TSMC는 이 시설로 우선 2개 팹을 지원하고, 앞으로 공장 증설에 대비해 시설을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 TSMC·피닉스시 "경제 성장·물 안보 동시 달성"
TSMC 애리조나의 로즈 카스타나레스 법인장은 성명에서 "우리가 미국 사업장으로 피닉스를 고른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는 100년 물 공급 계획을 포함한 애리조나주와 피닉스시의 철저한 계획 때문"이라며 "물을 포함한 천연자원을 아껴 쓰는 책임감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닉스의 케이트 가예고 시장 역시 "TSMC의 재활용 시설은 경제 성장과 피닉스의 물 안보 약속을 지키는 중요한 투자 사례"라며 "첨단 제조업과 좋은 일자리를 뒷받침하고 사막 환경을 보호해 다음 세대를 위한 튼튼한 미래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총 650억 달러(약 90조 원) 이상을 투입한 피닉스 팹 건설과 맞물려 있다. 나아가 TSMC가 미국 반도체 산업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38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미국 투자 확대 전략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TSMC는 유엔(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발맞춰 '수자원 긍정적(water positive)' 경영을 내세우고 있으며, 2030년까지 수자원 재활용률 65%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