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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I 대신 배터리·내구성 집중한 ‘아이폰 에어’ 130만 원 출시…주가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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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I 대신 배터리·내구성 집중한 ‘아이폰 에어’ 130만 원 출시…주가 약세

AI 기능보다 기본 성능 강화에 무게…월스트리트 반응은 미지근
아이폰17 에어 제품. 사진=애플이미지 확대보기
아이폰17 에어 제품. 사진=애플
애플의 혁신과 미래 전략이 소비자와 시장의 관심을 끌기에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최신 아이폰 라인업과 함께 AI 기능보다 배터리 수명과 내구성에 방점을 찍은 전략을 내세웠지만, 월스트리트 반응은 미온적이고, 애플의 주가는 행사 당일 1.5% 하락했으며, 연초 이후 6.4% 내렸다.

반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13% 오르고 S&P 50011% 상승했다고 지난 9(현지시각) 배런스가 전했다.

지난 9일 더 인포메이션의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발표회에서 애플은 얇아진 디자인의 아이폰 에어와 함께 아이폰 17·17 프로, 에어팟 프로 3,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공개했다. 그러나 발표 내용 중 핵심은 AI가 아닌 배터리와 내구성, 그리고 새로운 디자인이었다.

아이폰 에어의 디자인과 배터리 타협


지난 9일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행사에서 애플은 두께 5.6mm아이폰 에어999달러(130만 원)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아이폰보다 28% 얇아진 수치다. 저장 용량은 256GB 단일 구성이며, 12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해 19일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그간 얇은 디자인을 위해 후면 카메라 수를 하나로 줄이고, 물리적 유심 슬롯을 삭제해 e심만 지원하는 등 몇 가지 기능을 양보했다. 배터리 용량도 다른 모델보다 적어 비디오 재생 시간을 기준으로만 하루 종일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애플 전문 매체 맥루머스는 추가 배터리 팩(99달러, 13만 원)을 부착할 때 비디오 재생이 최대 30시간까지 늘어난다고 전했다.

AI 대신 전통 강점으로 경쟁력 확보


구글은 지난달 픽셀 10매직 큐(Magic Cue)’ AI 기능을 탑재해 이메일·문자·스크린샷을 분석해 제안하는 기능을 선보였으나, 소비자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CNET 조사 결과 스마트폰 구매 이유로 AI 기능을 꼽은 응답자는 11%에 불과했으며, 전년 대비 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가격(62%), 배터리(54%), 저장공간(39%) 등 기본 기능 비중이 여전히 높았다.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이번 발표에서 AI 언급을 최소화하고, 에어팟 프로 3의 배터리 수명 연장과 실시간 언어 통역 기능(에어팟을 통해 대화 상대 언어로 번역된 음성을 전달)을 강조했다. 특히 에어팟 프로 3는 이전 세대보다 사용 시간이 20% 늘어났다고 애플이 밝혔다.

시장 분석가들은 애플이 AI 과열 속 기본기로 돌아감으로써 오히려 소비자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평가한다. 포레스터의 수석 애널리스트 디판잔 채터지는 차별화된 옵션이 없던 고객층이 재설계된 에어의 얇은 외관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이번 아이폰 에어와 신제품 라인업으로 소비자의 관심과 구매를 높이면,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져 회사의 시장 가치가 다시 상승할 수 있다. 특히, 애플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주요 기술 기업들과 함께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리며 시가총액 상위를 다투는데, 새로운 아이폰이 긍정적 성과를 내면 이들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

아울러 최근 전 세계 IT 업계에 불고 있는 AI 투자 과열이 거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만일 AI 산업 기대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평가로 방향이 바뀌면, 애플은 상대적으로 AI 기술에 덜 집중한 만큼 투자자 충격과 주가 변동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AI에 매몰하지 않고 배터리, 내구성 같은 기본 성능에 힘쓴 전략이 애플을 안정적인 투자처로 만들어 줄 가능성이 높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