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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독자 '스타게이트' 계획으로 미국 AI 패권 도전…53조 원 '메가클러스터'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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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독자 '스타게이트' 계획으로 미국 AI 패권 도전…53조 원 '메가클러스터' 건설

미국 컴퓨팅 파워 75% 독점에 맞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나서
중국이 인공지능(AI) 강국으로서 입지를 강화하려고 농업도시 우후에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며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인공지능(AI) 강국으로서 입지를 강화하려고 농업도시 우후에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며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미지=GPT4o
중국이 인공지능(AI) 강국으로서 입지를 강화하려고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며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1(현지시각) 중국이 '중국의 스타게이트' 계획을 통해 흩어진 데이터센터를 통합하고 급증하는 AI 수요에 대응하는 메가클러스터 구축에 나섰다고 전했다.

장강 섬에 들어서는 거대 서버팜


양쯔강의 760에이커 규모 섬에서 논이 거대한 서버팜으로 바뀌고 있다. 농업도시 우후(蕪湖)에서 진행되는 이 건설 작업은 OpenAI, 오라클, 소프트뱅크가 텍사스에서 추진하는 5000억 달러(6995000억 원) 규모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맞서려는 것이라고 관련 프로젝트 공급업체 임원이 설명했다.

우후의 '메가클러스터'는 미국 프로젝트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중국이 흩어진 데이터센터를 통합해 급증하는 소비자 AI 수요에 더 잘 대응하도록 하려는 베이징의 광범위한 감독 계획의 일부를 구성한다고 FT는 전했다.

중국은 AI 컴퓨팅 역량에서 심각한 격차에 직면해 있다. 연구기관 에포크 AI에 따르면 미국이 전 세계 컴퓨팅 파워의 약 4분의 3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15%에 그치고 있다.

동서남북 전략 배치로 효율성 극대화


중국은 지난 3월 서부 외진 지역의 기존 데이터센터가 대형 언어모델 훈련에 집중하도록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주요 인구 중심지에 가까운 곳에는 새로운 서버팜이 건설되고 있다. 이들은 AI 도구가 응답을 생성하는 과정인 '추론'에 초점을 맞추며, 사용자와 물리적 근접성을 통해 더 빠른 AI 애플리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도록 설계됐다.

"중국은 최대 경제 산출을 위해 부족한 컴퓨팅 자원을 선별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미국기업연구소 연구원이자 전 국무부 중국 고문인 라이언 페다시우크는 말했다. "베이징은 이제 이를 염두에 두고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계획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우후의 소위 '데이터 아일랜드'는 화웨이,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차이나모바일이 운영하는 4개의 새로운 AI 데이터센터의 본거지다. 우후 데이터센터는 상하이, 항저우, 난징, 쑤저우 등 부유한 양쯔강 삼각주 도시들을 대상으로 하며, 북부에서는 내몽골의 울란차부가 베이징과 톈진을 담당한다. 남부에서는 구이저우가 광저우를, 중부 간쑤성의 칭양시가 청두와 충칭을 담당한다.

2700억 위안 투자로 AI 칩 조달비용 30% 지원


지방정부 공고에 따르면 지금까지 15개 기업이 우후 전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으며, 총 투자액은 2700억 위안(53조 원)에 이른다. 우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국유 클라우드 운영업체 임원은 지방정부가 AI 칩 조달 비용의 최대 30%를 지원하는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지역보다 더 관대한 수준이다.

이러한 조정 강화는 중국이 지정학 경쟁국에 대한 불리한 점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설계됐다. 미국의 수출 통제로 중국 기업들은 AI 칩 선도업체인 엔비디아가 제조한 최고 성능의 프로세서와 하드웨어에 접근할 수 없게 됐다.

화웨이, 캠브리콘 등 국내 칩 제조업체들은 부분적으로 중국 내 제한된 제조 역량 때문에 이 공백을 메우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국은 또한 TSMC와 삼성이 중국 고객을 위해 첨단 AI 칩을 제조하는 것을 금지했다.

화웨이 UB-메시 기술로 네트워킹 혁신 추진


중국은 기존 AI 프로세서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기술 해결책도 모색하고 있다. 베이징은 차이나텔레콤과 화웨이의 네트워킹 기술을 활용해 여러 사이트에 흩어진 프로세서들을 중앙 집중형 컴퓨팅 클러스터로 연결하도록 지시했다.

화웨이는 이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 대기업은 통신과 AI 하드웨어 분야의 이중 전문성을 활용해 UB-메시라는 새로운 네트워킹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네트워크 전반에 걸쳐 작업을 더 효율적으로 배분함으로써 여러 컴퓨팅 클러스터에서 대형 언어모델의 훈련 효율성을 두 배로 높인다고 주장한다.

화웨이는 UB-메시를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광범위한 AI 데이터센터에서 프로세서, 메모리, 네트워킹 장치 간의 통신을 간소화하도록 설계됐다.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 격화


중국의 AI 인프라 투자는 올해 전해 대비 48% 증가한 840~980억 달러(117~137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망했다. 정부 자금이 560억 달러(783400억 원)로 지배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인터넷 기업들이 240억 달러(335700억 원)를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은 여전히 AI 지배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총 AI 컴퓨터 파워 3970H100 등가물과 19.8K 메가와트의 최고 전력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 H100 칩의 표준화된 측정치로, 현재 고성능 AI 처리의 표준으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인프라 구축 노력이 미국과의 AI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여전히 첨단 칩 기술과 제조 역량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블랙마켓을 통해 엔비디아 칩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는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