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쿠르드 자치구 원유 수출 재개 가세...브렌트유·WTI 모두 1% 넘게 밀려

국제유가가 30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이틀째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와 동맹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의 추가 증산 가능성과 이라크 쿠르드 자치구의 원유 수출 재개가 맞물리며 공급 과잉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선물은 이날 배럴당 95센트(1.4%) 내린 67.02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도 1.08달러(1.7%) 떨어진 62.37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전날 브렌트유와 WTI 모두 3% 넘게 급락하며 8월 1일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OPEC+가 오는 5일 예정된 회의에서 하루 최소 13만7000배럴의 증산을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PVM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쿠르드 지역 원유 수출 재개로 가격이 압박받은 상황에서 증산 전망까지 겹치며 매도세가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라크 석유부에 따르면 쿠르드 지역에서 튀르키예로 연결되는 송유관을 통한 수출이 2년 반 만에 재개됐다. 이는 양 측 간의 임시 합의로 교착 상태가 풀린 결과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드론 공격 등 지정학적 위험 요인과 공급 과잉·수요 부진 전망을 저울질하고 있다.
PVM은 “가자지구 휴전 합의로 수에즈운하 운송이 정상화된다면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의 상당 부분이 해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제기되며 원유 수요 위축 우려로 투자심리가 타격을 입었다.
ANZ 애널리스트들은 “셧다운 리스크가 추가적인 수요 감소 전망을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