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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4억 달러 '타자라 철도' 계약으로 아프리카 코퍼벨트 '빠른 길'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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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4억 달러 '타자라 철도' 계약으로 아프리카 코퍼벨트 '빠른 길' 확보

국영 CCECC, 탄자니아-잠비아 철도 30년간 개조·운영… 핵심 광물 운송 허브 장악
美 '로비토 회랑', 日 '나칼라 회랑'과 경쟁… 아프리카 자원 패권 경쟁 심화
중국 정부가 자금을 지원한 표준궤도 철도(SGR) 노선에서 운행하기 위해 출발한 열차가 케냐 나이로비 외곽의 나이로비 종착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정부가 자금을 지원한 표준궤도 철도(SGR) 노선에서 운행하기 위해 출발한 열차가 케냐 나이로비 외곽의 나이로비 종착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국영 건설 대기업 중국토목건설공사(CCECC)가 14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통해 탄자니아-잠비아 철도(TAZARA)를 개조하고 운영하게 되면서, 아프리카 '코퍼벨트(Copperbelt)' 지역에서 생산되는 핵심 광물의 운송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과 서방 국가들이 아프리카의 주요 무역 회랑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중국이 아프리카 자원 패권 경쟁에서 중요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고 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타자라 철도는 1970년대 마오쩌둥 시대에 중국의 무이자 대출로 건설되어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 항구와 잠비아의 코퍼벨트 지역을 연결하는 1,860km(1,156마일) 길이의 노선이다. 수십 년 된 이 철도는 현재 용량보다 훨씬 낮게 운영되고 있었으나, CCECC의 이번 투자를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 9월 29일에 체결된 계약에 따라 CCECC는 초기 11억 달러의 투자와 노후화된 철도에 추가로 재투자할 2억 3,800만 달러를 합쳐 총 14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 거래는 CCECC에 건설-운영-이전(BOT) 모델에 따라 30년 동안 양보권을 부여하며, 처음 3년은 재건축에, 이후 27년 동안은 운영을 통해 투자를 회수할 예정이다.
타자라 철도는 잠비아에서 생산되는 구리와 코발트 같은 핵심 광물을 인도양으로 운송하는 데 중요한 '패스트 트랙'을 제공한다. 이번 개조는 중국이 혼잡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항구에 대한 대안을 제공하고, 타자라를 미국이 지원하는 로비토 회랑(Lobito Corridor)과 일본이 지원하는 나칼라 회랑(Nacala Corridor)보다 앞서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잠비아 교통물류부에 따르면, 이 거래에는 잠비아 중부 지방의 다르에스살람과 뉴 카피리 음포시(New Kapiri Mposhi) 사이의 선로 재건과 주요 작업장 업그레이드 및 기존 노선 유지 관리가 포함된다. 또한, 철도 차량에 기관차 34대, 객차 16대, 마차 760대가 추가되어 광물 운송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정학 분석가 알리-칸 사추(Aly-Khan Satchu)는 이 '개조-운영-이전' 모델이 아프리카 대륙의 대형 인프라를 위한 "노란 벽돌 도로"라며, CCECC가 구리 등 주요 원자재에 대한 선도 곡선을 예측하여 이번 거래가 "슬램덩크"임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중남부 아프리카 지역은 글로벌 녹색 에너지 전환에 힘입어 새로운 글로벌 자원 투쟁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핵심 광물에 대한 이러한 경쟁은 공급망 확보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끌어들였고, 서방은 중국 물류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위험 제거" 전략을 채택하도록 촉구했다.

콩고민주공화국과 앙골라가 참여하는 미국의 지원을 받는 로비토 회랑은 광물 공급망을 다각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앙골라 대서양 연안의 로비토 항구와 콩고민주공화국의 광산 허브인 콜웨지(Kolwezi)를 연결하는 1,700km의 철도로, 잠비아까지 확장될 계획이다.

일본은 내륙국인 잠비아와 말라위, 그리고 동부 해안의 모잠비크 나칼라 항구를 연결하는 나칼라 회랑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프라이부르크 대학의 팀 자존츠(Tim Zajontz) 교수는 이러한 경쟁을 "귀중한 아프리카 자원을 위한 새로운 쟁탈전"이라고 설명하며, 교통 인프라에 대한 통제는 지정학적 힘의 핵심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타자라 철도가 개편되면 다르에스살람 회랑이 지역 화물의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고, 중국으로의 상대적으로 짧은 항해 시간과 함께 "타자라를 운영하는 중국 회사가 있으면 밤새 벌크 화물 및 컨테이너 운송을 위한 철도의 중국 고객 기반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추는 로비토로 가는 경쟁 경로가 "카펫의 단일 실"인 반면 "중국이 카펫을 뜨개질하고 있다"며 "타자라 개조는 로비토 회랑의 경제를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아프리카 교통 인프라를 둘러싼 강대국 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