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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삼성전자, 2나노 수율 50% 확보…'엑시노스 2600' 양산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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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삼성전자, 2나노 수율 50% 확보…'엑시노스 2600' 양산 개시

2026년 '갤럭시 S26' 탑재…최첨단 3세대 GAA 공정 첫 상용화
TSMC 추격 발판 마련…가격·성능 앞세워 고객사 확보 총력
삼성전자가 차세대 모바일 AP '엑시노스 2600'의 양산에 들어간다. 최첨단 2나노 GAA 공정 기반으로 수율 50%를 확보하며 2026년 갤럭시 S26 시리즈 탑재를 목표로 한다. TSMC를 추격하고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차세대 모바일 AP '엑시노스 2600'의 양산에 들어간다. 최첨단 2나노 GAA 공정 기반으로 수율 50%를 확보하며 2026년 갤럭시 S26 시리즈 탑재를 목표로 한다. TSMC를 추격하고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의 조기 양산에 돌입하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최첨단 2나노(nm) 공정 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되면서, 기술 우위를 증명하고 최대 경쟁사인 대만 TSMC의 독주 체제에 제동을 걸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 엑시노스 2600의 성공은 앞으로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각) IT전문 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월부터 엑시노스 2600의 웨이퍼 생산을 공식 시작했으며, 이르면 오는 10월 말에서 11월 초 첫 제품을 출하할 전망이다. 2026년 봄 출시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의 일반·프로 모델에 탑재될 이 칩에는 삼성의 최첨단 기술력이 집약됐다. 칩 생산 이후 테스트 공정은 협력사가 맡고, 최종 패키징은 삼성전자가 직접 하는 구조로 양산한다.

성능 12%↑·효율 25%↑…엑시노스 2600의 심장, SF2 공정


엑시노스 2600이 업계의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삼성이 차세대 2나노 공정 'SF2'를 적용한 첫 상용 제품이기 때문이다. SF2 공정은 기존 핀펫(FinFET) 구조의 한계를 극복한 3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전 세대인 3나노(SF3) 공정과 비교해 성능을 12% 높이고, 소비 전력 효율을 25%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의 연산 처리 속도를 높이면서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 엑시노스 2600은 10코어 CPU와 엑스클립스(Xclipse) 960 GPU를 장착했다. 벤치마크 테스트 플랫폼인 긱벤치(Geekbench) 기준 싱글코어 3,309점, 멀티코어 11,256점을 기록했으며, 3D마크(3DMark) 기준 그래픽 처리 성능은 동급 경쟁 스냅드래곤 칩보다 약 15% 우위를 보인다는 평가다. 특히 HPB(High Performance Buffer) 같은 최신 열관리 기술을 적용해 고성능 유지 능력을 강화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양산 시점을 앞당긴 것을 SF2 공정의 안정성을 조기에 확보하고, 양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철저히 검증하려는 전략으로 풀이한다. 첫 양산 제품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켜 최첨단 공정에 대한 신뢰를 얻고, 다음 대형 수주로 연결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자신감은 예상보다 빠른 수율 개선에서 비롯된다. 2025년 1분기 30% 수준에 머물렀던 SF2 공정 수율은 최근 약 50%까지 상승했다. 나아가 연말까지 수율을 60~7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TSMC 독주' 깬다…파운드리 사업 명운 건 반격


엑시노스 2600의 조기 양산은 삼성전자 내부용 칩 생산을 넘어,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전체에 보내는 중요한 신호다. 현재 첨단 공정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월등한 점유율로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TSMC의 높은 가격과 제한된 생산 능력에 부담을 느낀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들이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2600으로 SF2 공정의 높은 성능과 안정적인 수율을 증명한다면, TSMC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할 좋은 기회를 맞을 수 있다. 특히 엑시노스 2600의 칩 가격은 TSMC의 3나노 제품보다 약 33% 저렴해,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엑시노스 2600의 성공은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025년 상반기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 사업부의 AP 관련 원재료 매입 비용이 7조 8000억 원에 이르는 등 외부 조달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체 AP 생산으로 상당한 원가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최근 테슬라, 애플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대상으로 첨단 AI 칩과 이미지센서 수주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번 2나노 공정의 성공은 파운드리 사업부의 기술 신뢰도를 높이고 대형 수주를 따낼 핵심 발판이 될 전망이다.

아직 갤럭시 S26 시리즈의 AP 탑재 전략이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관례에 따라 한국과 유럽 시장용 모델에는 엑시노스 2600을, 북미와 중국 시장 모델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엑시노스 2600은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명운을 건 기술력을 증명하는 무대인 셈이다. 업계 최초 2나노 공정 상용화라는 상징과 성능,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삼성 반도체 사업의 중대한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