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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일 '바다의 창' 경쟁…韓 '차세대 발사대' vs 日 '반격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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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일 '바다의 창' 경쟁…韓 '차세대 발사대' vs 日 '반격의 칼'

정조대왕함, 국산 수직발사체계 탑재…해상 3축 체계 핵심으로
日 이지스함, 토마호크 탑재로 '반격 능력' 확보…SPY-7 레이더 시험 착수
일본 해상자위대(JMSDF) 소속 공고급 이지스 구축함 초카이함이 미국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발사 능력 확보를 위한 개조 작업을 받을 예정이다. 사진=일본 해상자위대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해상자위대(JMSDF) 소속 공고급 이지스 구축함 초카이함이 미국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발사 능력 확보를 위한 개조 작업을 받을 예정이다. 사진=일본 해상자위대


동북아 해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차세대 해군력 증강에 속도를 내며 새로운 군비 경쟁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아시안 밀리터리 리뷰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한국은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과 독자 개발한 수직발사체계를 통해 방어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일본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도입으로 원거리 타격 능력을 확보하며 공세적인 전환을 꾀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맞선 양국의 전력 현대화가 동북아의 전략 지형에 미칠 파장에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韓, '첨단 방패' 정조대왕함…생산 능력까지 확보


한국은 해군 함정의 타격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핵심 장비 개발과 최신예 함정 확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한국형수직발사체계-II(KVLS-II)'가 완성됐다고 발표했다. KVLS-II는 대한민국 해군의 신형 이지스 구축함과 차기 구축함(KDDX)에 들어갈 핵심 무장 운용 체계다.

KVLS-II는 "어떤 발사관에서든, 어떤 미사일이든(any cell, any missile)"이라는 구호처럼, 유연하게 운용하고 확장하기 쉽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기존 KVLS-I의 발사관보다 커서 더 강력한 미사일을 실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술로 만든 최신 대함 미사일과 장거리 함대지 미사일, 함대공 미사일 등 다양한 유도무기를 한 함정에서 통합 운용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 최신 수직발사체계는 우리 해군의 최신예 전투함에 차례로 탑재한다. 첫 적용 대상은 지난해 11월 해군에 인도된 신형 KDX-III 배치-II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이다. 배수량 8,200톤인 정조대왕함은 첨단 스텔스 기능을 갖췄고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베이스라인 9.C2 'KII')'와 통합 음파탐지기체계를 실었다. 장거리 유도탄 발사 능력과 MH-60R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운용 능력도 갖췄다. 300여 명의 승조원이 최대 30노트 속도로 임무를 수행하며,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우리 군 '해상 기반 3축 체계'의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의 생산 능력은 중국의 해군력 팽창에 맞서 함정 증강을 서두르는 미국의 생산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전략 협력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회사는 미 해군의 주력인 알레이버크급과 동급인 이지스 구축함을 해마다 5척까지 건조할 능력을 갖췄다. 단순한 함정 성능 강화를 넘어 방위 산업 역량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사례다.

日, '장거리 창' 토마호크…전력화 속도전


같은 시기 일본도 해상자위대의 공격 능력 강화를 본격화했다. 일본 해상자위대(JMSDF) 소속 공고급 이지스 구축함 초카이함은 지난 9월 26일 요코스카 해군기지를 떠나 미국 샌디에이고로 향했다. 초카이함은 현지에서 약 1년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쏠 수 있도록 함정을 개조하고 관련 훈련을 받는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승조원 운용 훈련은 지난 3월부터 시작했지만 실제 함정을 개조해 토마호크 미사일 탑재 능력을 갖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개조를 마친 뒤 2026년 여름, 이 새로운 원거리 타격 무기를 시험 발사할 계획이다.

이러한 일본의 움직임은 높아지는 역내 안보 위협에 대응해 원거리 반격 능력을 서둘러 갖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토마호크 블록 IV와 블록 V 미사일 400기를 미국에서 사들였다. 원래 2025~2027 회계연도에 걸쳐 들여올 예정이었으나, 안보 상황이 시급하다는 이유로 도입 시기를 앞당겼다.

토마호크 미사일 탑재 계획은 초카이함 한 척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운용 중인 다른 이지스 구축함 7척과 새로 건조할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ASEV) 2척에도 차례로 적용한다. 이 계획이 끝나면 일본은 호주에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는 두 번째 국가다. 이와 함께 일본 방위성은 록히드 마틴, 미국 미사일방어청(MDA)과 손잡고 신형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에 장착할 SPY-7 레이더 시스템의 지상 시험도 시작하는 등 함대의 '눈'이 될 감시정찰 능력도 강화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