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회장, AI와 로봇 융합 통해 '인공 초지능' 시대 선도 의지
2026년 중후반 거래 완료 예정...미국에 자동화 산업단지 네트워크 구축
2026년 중후반 거래 완료 예정...미국에 자동화 산업단지 네트워크 구축

소프트뱅크는 유럽연합(EU), 미국, 중국의 규제 승인을 기다리며 새로 설립된 지주회사를 통해 ABB의 로봇 공학 부문을 100%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는 2026년 중후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번 인수는 차세대 기술 개척지를 "물리적 AI" 또는 현실 세계에서 인식, 해석, 행동할 수 있는 자율 기계를 위한 AI로 설명하는 손정의 회장의 AI 야망을 강조한다.
손정의 회장은 성명에서 "ABB 로보틱스와 함께 우리는 인공 초지능과 로봇 공학을 융합하겠다는 공통 비전 아래 세계적 수준의 기술과 인재를 통합하여 인류를 발전시킬 획기적인 진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이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그룹, 창고 자동화 회사 버크셔 그레이, 노르웨이 로봇 보관 회사 오토스토어 등을 포함하는 글로벌 로봇 포트폴리오가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AI와 같은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ABB의 로봇 사업 성장을 "재점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로봇 공학을 성장의 핵심 기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로봇 관련 투자를 통합하기 위해 로보 홀딩스라는 중간 지주 회사를 설립해 그룹 내 20개의 로봇 관련 포트폴리오 회사를 통합했다. 이 프레임워크에 ABB의 로봇 사업을 추가함으로써 소프트뱅크는 AI 및 로봇 기술 발전에 앞장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프트뱅크는 또한 AI 기반 산업용 로봇을 공장 생산 라인에 직접 통합해 미국에 자동화된 산업단지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시설은 스타게이트로 알려진 미국 기반 AI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의 컴퓨팅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ABB는 일본의 야스카와 전기와 화낙, 중국 미디어그룹이 소유한 독일 쿠카와 함께 세계 4대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중 하나다.
ABB의 CEO 모르텐 비에로드는 이번 거래로 이 사업부에 "훌륭한 새 보금자리"가 제공되어 산업 노하우와 소프트뱅크의 AI 및 차세대 컴퓨팅 역량을 결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회사 모두 "세계가 AI 기반 로봇 공학의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동일한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프트뱅크는 54억 달러 규모의 인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그룹은 2025년 3월로 마감된 연도에 4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이번 거래는 ABB가 지난 4월 2026년에 로봇 사업부를 분사하고 별도로 상장된 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ABB는 전력 및 자동화 기술에 집중하기 위해 로봇 사업부를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의 이번 인수가 손정의 회장의 장기 비전인 AI와 로봇 공학의 융합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평가한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비전펀드를 통해 다양한 AI 및 로봇 기업에 투자해왔으며, ABB 로보틱스 인수로 하드웨어 역량을 크게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물리적 AI는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자율 로봇 시스템을 의미하며, 제조업, 물류,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프트뱅크는 ABB의 산업용 로봇 기술과 자사의 AI 역량을 결합해 이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소프트뱅크의 공격적인 로봇 투자가 글로벌 자동화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대규모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과 통합 리스크도 과제로 지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