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양극재 2단계·황산니켈 공장 잇달아 '중단'…수요 둔화·정책 변화 여파
GM, 전기차 사업 축소에 16억 달러 비용 반영…포스코퓨처엠 합작 1단계는 '정상 추진'
GM, 전기차 사업 축소에 16억 달러 비용 반영…포스코퓨처엠 합작 1단계는 '정상 추진'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GM은 16일(현지시간) 협력사인 한국의 포스코퓨처엠과 함께 퀘벡주 베캉쿠르에 건설 중인 양극재 공장의 2단계 증설 계획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GM은 2022년 안정적인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는 전략에 따라 이 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예상보다 부진한 전기차 수요와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로 전기차 시장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투자 계획을 수정했다.
GM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GM의 장기 전략은 북미에서 수익성 있는 전기차 사업을 구축하는 것이며, 변화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GM과 협력사들은 양극활물질(CAM)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사업 2단계를 잠정 중단할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다만 그는 현재 진행 중인 1단계 사업은 기존 계획대로 2026년에 가동해 전기차 배터리용 소재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 사업 축소에 16억 달러 비용…고강도 조정
이번 투자 보류 결정으로 GM은 막대한 비용을 회계에 반영했다. GM은 규제 당국에 제출한 서류에서 전기차 사업 축소와 관련해 총 16억 달러(약 2조 26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 중 12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는 전기차 생산 능력 재조정에 따른 비현금성 손상차손과 기타 비용이며, 나머지 4억 달러(약 5600억 원)는 기존 투자와 관련된 계약 취소와 상업적 합의를 해결하는 데 쓰인다.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고강도 조치로 풀이된다.
협력사 발레·지역 경제 '연쇄 충격'
GM의 결정은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GM에 배터리 핵심 원료인 니켈을 공급하기로 했던 발레 역시 같은 날 베캉쿠르 황산니켈 공장 건설 사업의 전면 취소를 선언했다. 발레는 GM의 양극재 공장에 황산니켈을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GM의 2단계 사업이 멈추면서 공급 계획 자체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발레는 별도 성명에서 "GM의 이번 조치로 당분간 황산니켈이 필요하지 않게 됐다"며 "그 결과 발레 베이스 메탈은 3억 2500만 캐나다 달러(미화 2억 3100만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던 황산니켈 공장 사업을 중단해야만 한다"고 전했다. 완성차 업체의 투자 계획 변경이 원료 공급망 전체를 뒤흔들었다.
북미 전기차 배터리 중심지를 꿈꾸던 퀘벡주 베캉쿠르 지역은 연이은 사업 지연과 취소로 충격에 빠졌다. 앞서 배터리 소재 제조업체인 에코프로 그룹 역시 이곳에 12억 캐나다 달러 이상을 투자해 양극재 공장을 지으려 했으나 계획이 지연된 상태다. 초기에 이 사업에 참여했던 포드 자동차는 이미 사업에서 손을 뗀 바 있다. 세계 기업들의 잇따른 투자 철회로 '배터리 밸리'를 구축하려던 캐나다의 구상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