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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AI 클라우드 확대 속 투자심리 급랭, MS와 비교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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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AI 클라우드 확대 속 투자심리 급랭, MS와 비교 부각

“자본지출 규모·이익률 미공개에 투자심리 위축”
2025년 9월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 시티의 오라클 캠퍼스 건물     사진=UPI/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9월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 시티의 오라클 캠퍼스 건물 사진=UPI/연합뉴스
지난 17(현지시각)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기업인 오라클 주가가 전일 대비 7% 급락했다. 최근 폭등에 이은 널뛰기다. 전날 열린 애널리스트 컨퍼런스에서 향후 5년간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의 낙관적 성장을 발표한 직후 급락했다.

더 인포메이션과 TD카웬의 데릭 우드 수석 애널리스트 인터뷰에 따르면, 이번 주가 하락은 성장 전망보다 자본지출(CAPEX) 계획과 예상 이익률 등 구체적 수치가 빠져 불안감만 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드 애널리스트는 “2030EPS 전망치는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2028회계연도 EPS는 시장 기대에 한참 못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AI 클라우드 성장 기대와 비용 부담


오라클은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기능을 접목해 2030회계연도까지 매출 2250억 달러(3205800억 원), 조정 EPS 21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연간 31%가 넘는 매출성장률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 목표 달성을 위한 데이터센터 증설과 자본지출 규모가 공개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눈에 보이는 구체적 수익성 수치 없이 성장 전망만 제시하면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잭스(Jacks)의 예측에 따르면 2026회계연도 오라클의 자본지출은 약 350억 달러(498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까지 누적 투자액은 880억 달러(1253800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처럼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며 당장의 수익성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대비되는 투자 전략


시장에서는 오라클의 AI 클라우드 확장 전략을 마이크로소프트(MS)와 비교하는 의견이 많다. MSOpenAI의 주요 클라우드 공급자로, 2025회계연도 AI 관련 자본지출이 240억 달러(341900억 원)에 이르지만, 데이터센터 신축에 보다 신중한 접근을 택했다. 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MS 주가는 예상 수익 대비 오라클보다 할인적으로 거래되어 일부 투자자들은 MS를 더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

양사의 차이는 MSAI 도구와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다각적 수익원을 확보한 데 반해, 오라클은 클라우드 인프라 집중에 따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MSAI 섹션은 연간 130억 달러(185200억 원)규모에 달하며, 성장률은 175%에 이른다.

자금 조달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 방안


데릭 우드 애널리스트는 오라클이 대출 확대, 칩 공급업체와 임대 계약 등 다양한 자금 조달 방식을 활용해 투자 부담을 나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의 xAIOpenAI는 칩 임대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확장 중이며, 오라클도 엔비디아와 칩 공급 및 재정 지원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 관계자는 오라클이 자본지출 계획을 명확히 하고, 다양한 투자 조달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오라클 주가 급락은 AI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 사이에서 시장이 균형을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회사가 제시한 성장 목표는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재원 조달과 수익성 확보라는 현실적 과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투자 심리는 냉각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오라클과 MS의 자본투입과 수익 모멘텀을 면밀히 비교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