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비차주 2026년 착공, 현지 생산·MRO 거점으로 육성

K9·K10 현지 조립으로 유럽 수출 확대
한국 방위사업청 자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루마니아 국방부는 지난해 7월 자주포 K9 54문, 탄약운반장갑차 K10 36대 등 총 1조3828억 원 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루마니아는 한국 제품 도입으로는 열 번째, 나토 회원국 중 여섯 번째 K9 운용국이 됐다.
마이클 쿨터 한화 글로벌디펜스 CEO는 “담보비차주 공장은 부품 조립에서 유지·보수까지 전 공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루마니아를 유럽 내 전략 거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단지 내 위치한 이 공장은 완공 시 약 2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루마니아 업체 프로 옵티카(Pro Optica), 이베코(Iveco) 등과의 협업으로 현지 공급망 구축을 추진한다.
한화에어로는 공장 건설과 병행해 부쿠레슈티 공과대, 부산대 등과 인적자원 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한화가 운영 중인 호주 질롱 공장과 유럽 루마니아 공장을 연결하면, 한국산 자주포의 유럽 내 유지·보수(MRO) 체계가 완성되는 구도다.
루마니아, 국방비 GDP 대비 3% 상향 추진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토 회원국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방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루마니아 국방부에 따르면 2024년 국방예산은 약 86억 유로(약 14조2900억 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3% 수준이었으며, 올해는 2.5%로 상향 조정됐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은 “1~2년 내 GDP 대비 3%까지 국방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오는 2034년까지 총 463억 달러(약 66조 원)를 무기 획득과 현대화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2020년 33.8%에 불과했던 무기 조달 비중을 2029년 45.2%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루마니아의 국방 투자 확대가 “EU와 나토의 공동 생산 중심 국가로 발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루마니아가 한국 방위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동유럽의 높아진 안보 위협과 현지화 전략이 작용했다. 루마니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방비는 약 86억 유로(약 14조 2900억 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3%에 달했다. 루마니아 정부는 올해 국방비를 2.5% 수준으로 올렸으며, 향후 3%까지 단계적으로 증액할 계획이다.
‘세이프(SAFE)’ 연계로 EU 자금 활용
한화의 루마니아 공장은 유럽연합(EU)의 1500억 유로(약 250조 원) 규모 방산 공동구매 프로그램 ‘세이프(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와의 연계 가능성도 크다. 세이프는 EU 회원국이 공동으로 무기를 구매할 때 장기 저리 대출을 제공하는 제도로, 참가 기업은 유럽 내 생산시설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지난 20일 서울에서 열린 ‘ADEX 2025’ 행사에서 라두 디넬 미루처 루마니아 경제부 장관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석종건 방위사업청장과 회담을 갖고 “한국 기업의 세이프 프로그램 참여 조건과 현지 생산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밝혔다. 루마니아는 세이프 자금 중 약 167억 유로(약 27조 원)를 배정받아 방위생산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루마니아 경제부는 “한화의 투자는 일자리 창출과 산업 협력 확대를 이끌 것”이라며 “세이프 참여를 통해 루마니아의 안보 자급력 강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